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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보다 쓰라린 국민적 실망…김경문 감독 "기대 부응 못해 죄송"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6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로드리게스의 몸에 맞는 볼 판정에 한국 김경문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6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로드리게스의 몸에 맞는 볼 판정에 한국 김경문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제일 죄송합니다."

패배보다 쓰라린 것은 야구를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질책인 걸까. 동메달 결정전 패배 후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사죄의 말로 운을 뗐다.

김 감독은 7일 2020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를 다 마쳤는데, 기대하시고 많이 응원하신 팬들에게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매년 국제대회가 열리니 이번을 계기로 대표팀이 강해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스포츠에서 지고 난 다음에 이야기하는 게 감독으로서 참 마음이 아프다"며 "(대회 전) 선발 투수들을 걱정하고 왔는데, 오늘도 선발투수를 생각보다 빨리 교체하면서 마운드를 급하게 운영했다. 한국 야구가 다음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좋은 선발 투수를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씁쓸해했다.

도쿄 올림픽까지 계약을 맺은 김 감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준비해 왔다. 대회를 마쳤으니 푹 쉬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많이 아쉽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내가 막내였고, 이번엔 고참으로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던 때랑 다르게 많은 생각을 했다"며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고,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며 "감독님을 보필하지 못하고 선수들을 보살피지 못해 많이 미안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현수는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좋고, 이번 대회에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고참이 돼서 보니 부담감을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한데 나를 비롯해 고참들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어린 선수들이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올림픽을 치른 강백호(kt wiz)는 "어렸을 적부터 꿈꿔온 올림픽을 뛰어서 정말 영광"이라면서 "이번 대회 초반부터 정말 안 좋았는데 믿어주신 감독님과 코치진, 선배님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팬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고,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강백호는 "전 세계에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면서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셨는데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하고 다음엔 경쟁력 있고 멋진 경기 보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역전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면서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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