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용, 가석방되면 이후 행보는? "경영 탄력" vs "온전한 활동 힘들어"

복귀 시 반도체·스마트폰 초격차 전략 재점검 예상
가석방돼도 취업제한·경영권 불법승계 재판 남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 결정이 9일로 다가오면서 삼성 임직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대규모 투자 결정도 지연되고 있어 총수의 경영 복귀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 결정이 9일로 다가오면서 삼성 임직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대규모 투자 결정도 지연되고 있어 총수의 경영 복귀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론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 가석방되면 그룹 경영이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여전한 사법리스크 때문에 온전한 경영 활동은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재계는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가장 먼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의 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수감된 기간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사 대만의 TSMC와는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고, 인텔까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우선적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초격차 전략부터 재점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등에 대한 투자 결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종 의사결정자인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지지부진하던 인센티브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투자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을 비롯해 텍사스주 테일러, 애리조나 인근 굿이어 및 퀸크리크, 뉴욕의 제네시카운티 등 5개 지역을 투자 후보지로 올려놨지만 최종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대규모 M&A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M&A가 활발한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M&A가 중단됐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 초 "최근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지난달에는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개한 만큼 이 부회장의 결단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반면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더라도 경영 활동이 완벽히 자유롭진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조건부 가석방'은 경제사범에 적용하는 취업제한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가석방으로 풀려나도 5년 취업제한에 걸려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 어렵고, 해외출장도 제한된다.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을 위해선 법무부 장관이 취업제한 대상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별도의 승인이 뒤따라야 한다.

또 다른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관련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목요일마다 법원에 출석해야 하고,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와 관련한 정식 재판도 이달 19일부터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돼도 다른 재판 결과에 따라 또다시 실형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 부회장과 삼성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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