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두기 무색·삼삼오오 모임…'교회발 집단감염' 이유 있었다

전체 수용인원 20%, 네 칸 거리두기가 무색
예배가 끝난 후 출구엔 사람으로 붐벼, 삼삼오오 모임 가져

8일 한창 예배가 진행 중인 교회 안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최혁규 기자
8일 한창 예배가 진행 중인 교회 안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최혁규 기자

8일 오전 9시 대구 서구 한 교회. 내부에는 주일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로 가득했다.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자 이곳에는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몰렸다. 의자에는 '착석 가능한 좌석'을 안내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었지만 한 칸 띄우기에 불과했다.

예배가 시작되자 짧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은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고, 물을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내리기도 했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지만, 부모들은 예배에 집중하느라 이를 바로잡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에서 최근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교회는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종교시설은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네 칸을 띄워야 하며 전체 수용인원의 20%만 입장이 가능하다. 큰 소리로 함께 기도, 암송하는 행위는 물론 성가대가 나와 노래하는 것 역시 금지됐다.

하지만 이같은 방역수칙은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방문한 교회 주일 예배에서 사람들은 목사의 기도가 끝날 때마다 '아멘'을 외쳤고, 목사의 안내에 따라 기도문을 함께 읊었다. 예배 순서에 따라 성가대가 나와 함께 합창했다. 방역수칙에 따르면, 독창을 제외한 성가대는 금지되지만 이곳에선 4명의 성가대가 나와 노래를 불렀다.

주일 예배 시작 전 입장객들의 열 체크, 출입 명부 등을 관리·감독하는 인원이 입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예배가 시작되자 이들 역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중간 중간에 새로 들어오는 인원을 관리·감독할 인원은 사실상 전무했다.

다른 교회에선 방학을 맞아 아동과 청소년,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모임이나 수련회를 열고 있었다. 이런 형태의 모임·행사는 주로 교회 내 예배당이나 교육관에서 이뤄지지만, 일부는 다른 지역 숙박시설을 방문하는 수련회 일정을 잡기도 했다.

금지된 간식이나 식사 제공도 이뤄지고 있었다. 교회 밖에서 떡 등을 나눠주거나, 다른 신도들의 집을 방문하는 방식이었다.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개개인의 접촉을 일일이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예배당 내부 방역도 문제다. 수성구 한 교회는 허용된 인원만 수용했지만, 여름철 실내공간의 특성상 감염에 취약했다. 공간 규모에 비해 창문이 워낙 작아 자연 환기가 어려운데다 에어컨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컸다.

교회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조치에 따라 좌석 간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전체 인원의 20%만 예배를 드리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수칙을 관리감독하는 구청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 조치를 따로 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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