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월영교 '생명사랑 벤치' 시민들 위로…4년째 투신 없어

2017년 이전 해마다 투신 서너건…현재 CCTV와 희망 문구 설치해

지난해 12월 안동시가 월영교 주변에 설치한
지난해 12월 안동시가 월영교 주변에 설치한 '생명사랑 벤치'의 모습. 시는 월영교에서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자 CCTV 설치와 희망문구 배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안동시 제공

한때 투신 사고가 잇따랐던 경북 안동 월영교가 안동시의 다양한 예방 노력으로 오명을 씻어내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월영교에서는 2017년 이전까지 매년 3, 4차례 투신 사고가 일어났다. 2017년에도 여러 차례 투신 사고가 발생해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월영교는 난간 높이가 120㎝에 불과해 성인은 물론,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었고, CCTV나 구명튜브 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월영교의 빈번한 사고에 대해 한 심리상담사는 "우울증 등을 앓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다른 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죽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장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안동시는 2017년 CCTV 2대를 설치하는 한편, 야간 영상조명장치인 '로고젝트'를 설치해 '오늘도 힘든 하루였죠. 수고했어요', '당신은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 등의 문구를 바닥에 비추기도 했다.

또 월영교 난간 곳곳에 희망을 주는 문구를 게시했으며, 난간 주변에는 인명구조함(구명조끼·튜브·밧줄)도 갖췄다.

지난해 12월에는 월영교 주변에 '생명사랑 벤치'도 설치했다. 벤치에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소중한 너, 행복한 우리'라는 문구와 함께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가 안내돼 있다.

이같은 안동시의 조치 이후 월영교에서 투신 사례는 급격히 줄었고, 2017년 이후에는 투신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안동시 관계자는 "월영교 곳곳에 설치된 희망의 메시지로 힘들고 지친 이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안동시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생명 존중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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