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휴가'-윤석열 '격리'…'당 대표 패싱' 논란 숨 고르기

국힘 대표-대선주자들 관계 주목
최재형 "당 역량 결집 위해 노력"…일각 "갈등 요소 잠복 우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여름 휴가를 떠나고 윤 전 총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관계가 서로 얼굴을 붉힐 만큼 직접적인 문제가 벌어진 것은 아닌 만큼 이번을 계기로 서서히 '이준석 패싱' 논란이 잠재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서 "당 대표 권위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며 "저 역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 당의 모든 역량이 결집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 당의 모든 역량이 결집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고 국민이 기대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도록 모든 협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하태경 의원도 "분위기 좋던 국민의힘 경선판이 한순간에 살얼음판이 됐다"며 "일부 후보들의 당 행사 불참을 놓고 당 지도부와 캠프 간 설전이 이어지는 이례적 현상이 빚어지고 이 틈을 타, 후보들 사이에서도 '돌고래, 레밍' 등 견제구를 넘어선 빈볼이 난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예비주자들이 모두 모이는 기획행사들은 '원팀 경선'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인데 거꾸로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으니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주요 대권주자들이 당 공식 행사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윤 전 총장 측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게 당의 봉사활동 보이콧 제안했다는 의혹까지 나돌었다. 그러자 같은 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 성일종 의원 등은 "이준석 대표가 모임에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는 만큼 후보 모임에 참석치 않는 것도 한 방안이다"라며 중재안까지 제시했다.

이러한 당 안팎의 염려, 이 대표 휴가 등이 맞물리며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이날부터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한 모양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몇몇 후보와 갈등요소도 잠복해 있는 만큼 잘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이무성 객원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두 사람간 갈등이 표면화 된 바 없다. 오히려 양측 관계자들이 감정인 상한 상황을 양측 갈등으로 부추겼다고 보면 될 것"이라면서도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訃告)만 빼고 뭐든지 보도되는 게 좋다'는 말이 있는데 이 대표가 윤 전 총장 기사거리를 계속 만들어 주는 것 아니냐는 다른 캠프의 지적이 있는 만큼 단순하게 볼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이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법무법인 '율촌' 설립자이자 경주 출신 우창록 변호사를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