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접종 완료율 꼴찌인데, 백신 못 구해 2차 접종 또 미룬 정부

8월에 들어오기로 돼 있던 모더나 백신이 예정된 물량의 절반도 들어오지 않는다. 당초 8월 모더나 공급 물량은 850만 회분이지만 425만 회분도 들어오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1차 접종 후 3, 4주 간격으로 맞아야 하는 2차 접종을 6주 간격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코로나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 속에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글로벌 제약회사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와 화상 통화를 통해 모더나 백신 2천만 명분(4천만 도즈) 공급 계약에 합의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들어온다던 모더나 백신은 제때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들어온 분량도 찔끔찔끔이었다. 백신이 부족하자 당국은 1차 접종 목표 실적 달성을 위해 2차 접종에 쓸 백신을 1차에 당겨 쓰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대처하느라 2차 접종은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접종 대상자만큼 백신을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접종 예약 접수를 받았다가 예약 접수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7월 내내 혼선이 빚어지고, 접종이 늦어지자 정부는 "8월 도입 물량은 문제 없다. 8월 예정된 물량에 더해 들어올 예정이다"고 했다. 하지만 또 밀렸다. 밀린 정도가 아니라 약속된 분량의 절반도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안 그래도 지지부지한 접종이 더 늦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2월 26일 세계 104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나마 확보한 백신이 부족했고, 계약한 백신도 제때 공급받지 못해 8일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율은 꼴찌(아워월드인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희생, 일일 100만 명까지 접종 가능한 의료 인프라를 갖고도 세계 언론이 우려할 정도로 한국이 비참한 상황에 빠진 것은 백신 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지의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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