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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을 가다-영남대] <2>'청구도(靑邱圖)' 속의 독도

울릉·우산도 위치 명확…지역 특색도 상세히

청구도.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2
'청구도' 속의 독도

지도는 그 당시의 지리적 정보와 지리적 인식을 반영하여 편찬된다. 조선시대 지도에서 동해의 두 섬 울릉도와 우산도는 일관되게 조선의 영역임을 나타내고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1454) 강원도 울진현조에는 "울진현의 동쪽 바다 가운데에 우산과 무릉이 있다. 두 섬은 거리가 멀지 않아 맑은 날이면 서로 바라다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지도에서 동해의 두 섬이 동해안 연안민에게 널리 인식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관리들의 관념적 사고 안에서는 동해에 있는 두 섬의 위치관계는 전통시대에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동해안 연안민들은 우산도와 울릉도(무릉도)를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늘 인식해 왔다. 역사 기록만을 보면, 독도를 보았거나 가본 사람은 동래 출신 안용복과 삼척첨사 장한상이 유일하다. 조선전기의 고지도에서 우산도가 울릉도의 서쪽에 그려져 있지만, 안용복과 장한상 이후 즉 '울릉도쟁계(안용복 사건)' 이후에 그려진 조선전도에서 비로소 우산도(독도)가 울릉도의 동쪽에 자리 잡게 된다.

이렇듯 조선후기에 와서 우산도의 위치가 제 위치에 자리하게 된다. '청구도(靑邱圖)'(1834)는 김정호가 제작한 첫 번째 한국전도로 '여지도(輿地圖)'라고도 부른다. 현존하는 고지도 중 가장 큰 것으로 가로 462㎝, 세로 870㎝이며, 이후 제작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기초가 된 채색 필사본이다. 상하 2책으로 구성되며 현재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2가지 판본이 있는데 함께 보물 제1594호로 지정된 귀중한 지도이다. 지역 특색을 나타내는 지지사항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구도'는 이전의 어느 지도보다 실용적인 지도로, 울릉도와 우산도가 명확하게 그려져 있다.

조선후기 정상기가 제작한 '동국지도'(1740) 계통은 기존 지도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대형 지도이다. 여기서는 '소위 우산도'가 아닌 확정적인 섬 '우산도'를 울릉도의 동쪽에 울릉도의 1/3 정도의 크기로 그리고 있다. 조선전기 지도에서 위치의 오류를 수정한 것이다. "우산도(독도) 또한 조선 땅이다"라고 한 안용복 사건의 정보는 이익과 그의 친구 정상기에게도 익히 알려진 화제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신경준의 '동국문헌비고 여지고'(1770)에서도 "울릉과 우산은 모두 우산국 땅인데, 우산은 일본이 말하는 송도(松島)다"라고 하여 안용복 사건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계통의 지도 속 우산도는 독도이다. 정상기와 신경준 계통의 내용을 그대로 담아 편집한 것이 1834년 김정호의 '청구도'이다. '청구도'에서 산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혹자는 이 우산도는 독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 민관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었던 정상기와 신경준 계통의 지리적 정보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므로 '청구도' 속의 우산도는 독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송휘영 교수(영남대 독도연구소)

청구도.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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