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성시장 중고용품점 "쌓여가는 주방용 가전 제품들"

식당 줄줄이 폐업 …냉장고·싱크대·식탁 등 주방용품 시장 도로변 가득 채워
"코로나 여파 구매보다 처분 늘어"

지난 9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중고 주방용품점에서 관계자들이 각종 집기들을 정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9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중고 주방용품점에서 관계자들이 각종 집기들을 정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0일 오후 1시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중고가전 거리. 각종 전자제품과 주방용품 수백 개가 인도와 차로 일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업체 직원들이 차로 한쪽에 정차한 1t 화물차에서 500ℓ급 냉장고를 내리고 있었다. 행인들은 가전제품들 사이의 폭 1m 남짓한 틈으로 걸어 다녔다. 한 중고가전업체 직원은 "최근 중고 가전제품을 맡기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잦고, 특히 폐업한 식당의 중고 제품들을 판매하려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각종 중고가전제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나빠진 경기의 영향으로 영업용 중고 가전·가구 제품을 비롯해 가정에서도 대형폐기물로 버리기보다 얼마라도 받고자 중고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칠성시장 중고가전 거리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식탁 등 주방용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이곳은 30여 년 전 중고 제품을 팔던 상인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했고, 크고 작은 업체가 200여 곳이나 된다.

거리에 진열된 중고가전 중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주를 이뤘다. 가정용 냉장고뿐만 아니라 문이 4개인 업소용 대형 냉장고가 있고, 또 슈퍼마켓에서 음료수 진열하는 세로형 냉장고와 아이스크림을 넣는 가로형 냉장고도 매물로 나와 있다.

다양한 업종에서 폐업이 잇따르면서 이곳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보온고, 육수통, 튀김기, 숙성고 등을 비롯해 식기세척기와 포장기 등등. 포장도 떼지 않은 새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한 중고가전 업체 대표는 "폐업이나 업종 변경으로 급하게 처분하는 업소용 가전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개업에 필요한 구매보다 폐업 후 처분하려는 사례가 더 늘어났다"고 했다.

실제로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6월 폐업한 대구의 일반음식점은 모두 242곳으로, 지난해 같은 달 213곳보다 13.6% 증가했다. 6월 기준으로 올해는 2006년(330곳)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일반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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