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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칭' MBC 기자 정직 6개월…사측 "본사 개입은 없어"

MBC 상암동 사옥 전경
MBC 상암동 사옥 전경

MBC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취재하던 중 경찰을 사칭한 A 기자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MBC는 10일 인사 공고를 통해 A 기자를 취업규칙 위반으로 정직 6개월, 동행한 B 영상PD를 감봉 6개월 처분했다고 밝혔다.

MBC는 이날 인사 공고 후 자료를 내고 "위장취재는 금지가 원칙이지만 공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대체 수단이 없을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면서도 "이번 취재의 목적은 '거주 여부의 사실 확인'이었다는 점에서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사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 위계나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을 어기는 취재윤리 위반이라고도 판단했다"고 밝혔다.

MBC는 다만 일각에서 주장한 관리자의 취재과정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씨 박사논문 검증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김씨 지도교수 B씨의 과거 주소지를 찾아, 주소지 앞에 주차된 차량 주인과 통화하면서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차량 주인에게 자신을 파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B교수의 현재 집 주소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의 전화를 받은 승용차의 주인은 이를 이상히 여겨 집 앞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고, 연락한 A씨가 경찰이 아니라 취재진인 것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논란이 불거진 후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서도 사과했으나 윤 전 총장 측은 이들을 강요와 공무원 자격 사칭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MBC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2009년 제정된 사내 시사보도제작준칙을 개정·보완해 급변하는 방송 환경을 반영하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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