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안정성 논란을 빚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잔여 물량에 여유가 있지만 외면받고 있다.
대구 일부 병·의원에서는 AZ 잔여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이 없어서 개봉한 백신을 폐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오전 포털사이트를 통해 잔여백신을 검색한 결과, 곳곳의 병원에서 잔여백신이 확인됐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모두 AZ 백신뿐이었다. 한때는 'AZ 백신이라도 맞자'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잔여백신 알람이 뜨는 것과 동시에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했었지만,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공급되면서 기피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코로나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대구 한 의원 원장은 "솔직히 말하자면 매일 꽤 많은 양의 AZ 백신이 폐기되고 있다"면서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현상은 AZ 잔여 백신 접종에 50세 이상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AZ 백신은 30대 이상으로 접종 연령이 제한됐지만, 희귀 혈전증 우려 등으로 정부가 지난달부터 AZ 백신 접종 대상을 50대 이상으로 좁히면서 병·의원에서는 예약 환자 수를 채우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A원장은 "AZ 백신의 경우 한 바이알 당 최대 12명까지 접종 가능하지만 예약자가 2, 3명에 불과한 날이 많아 매일 폐기되는 양이 꽤 된다"면서 "정부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최근 60~74세 인구 중 추가 1차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신규로 AZ 백신을 맞으려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역시 "SNS 등을 통해 잔여백신 알림을 보내지만 AZ 백신은 인기가 없다. 고연령대를 접종 대상으로 하는데, 어르신들은 SNS를 통한 예약에 익숙지 않은 탓도 있다. 일부 백신이 폐기되는 사태를 피하기 힘들다"면서 "전화 예약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병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 불가능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AZ 백신 접종 가능 연령대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한다면 젊은층이 AZ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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