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군수 공천, 現 군수와 상의"..정희용 발언 논란

지방의원·군민들 '부적절' 반응…정 의원 "업적 승계 위해" 해명

11일 칠곡군청에서 열린 정책간담회. 칠곡군 제공
11일 칠곡군청에서 열린 정책간담회. 칠곡군 제공

정희용 국민의힘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이 내년 지방선거 단체장 공천과 관련, 현 자치단체장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칠곡군 공무원과 칠곡군의원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11일 칠곡군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군수 공천은 현 백선기 군수(3선)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군정 현안 공유 및 국비 확보를 위한 것으로, 정 의원과 백 군수,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광역, 기초) 7명, 민주당과 무소속 지방의원 5명, 칠곡군 간부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참석자들과 군민 상당수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밀실 공천'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A 지방의원은 "간담회에서 처음엔 공천을 공정하게 하겠다고 말해놓고 바로 다음에 백 군수와 상의해서 공천 결정하겠다고 했다. 앞뒤가 완전히 다른 말 아닌가. 유권자인 군민 뜻 보다는 현 군수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렸다"고 불편해했다.

B 지방의원은 "현직 단체장 기분 좋으라고 한 얘기일 수 있으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선 안 될 말이었다"며 "정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 당선된 직후에도 고령성주칠곡 지방의원들에게 '각 지역 단체장한테 잘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는 지방의회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것임과 동시에 초선인 정 의원이 기존 기득권 조직과 손잡고 관리형으로 쉽게 가겠다는 심중을 내비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군민 C 씨도 "정 의원 발언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 선출직 공천은 군민들이 하는 것이다. 선거 때 군민 뜻 받겠다고 한 말은 거짓이었나"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전적으로 백 군수 의중만 고려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차기 군수가 백 군수의 업적을 승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현 단체장의 의중을 묻겠다고 한 것이다. 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3선 군수의 레임덕 방치 차원에서 얘기한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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