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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어 또…" 해군 여중사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숨진 채 발견 [종합]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 소속 여성 중사가 12일 오후 부대 숙소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고 이날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해당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 숨진 채 발견된 A중사는 최근 같은 부대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후 B상사와 분리된 상태였다. 아울러 가해자인 B상사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해군에 따르면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부대 밖 식당에서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해당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A 중사는 사건 직후 부대 관계자 1명에게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정식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피해 사실 노출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게 해군 측 설명이다.

그랬던 A 중사는 8월 7일 부대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며 사건 정식 접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극도로 조심하던 피해자가 뒤늦게 정식 신고를 희망했다는 점에서 5월 27일∼8월 7일 사이 벌어진 일이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성추행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해군은 현재까지는 피해자가 8월 7일 부대장 면담 과정에서 육상 부대로 파견을 희망해 9일 정식 신고 접수와 함께 본인 요청에 따라 다른 부대로 전속 조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5월 27일 이미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부대 자체적으로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당사자가 '노출을 꺼렸다'는 게 군의 설명이지만, 가해자 분리와 그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는 건 별개의 문제다. 피해 사실의 유출 방지는 기본이며,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휘 보고 계통을 통한 보고 시점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피해자 사망 이후에야 해군참모총장까지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보고를 받은 즉시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그러나 '2021년도 국방부의 성폭력 예방활동지침'에 따르면 부사관 이상 사건이 발생한 경우 각 군 양성평등센터에서 국방부 양성평등과로 보고하게 돼 있다.

다만 피해자가 당초 상부에 알리는 걸 원하지 않았다면, 현장에서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공군 이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의 충격이 여전한 상황에서 두 달 남짓 만에 또다시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의 성폭력 대응 매뉴얼이 허술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도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 중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폐습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상황에서 반복되는 성범죄와 이에 대한 군의 미숙한 대응이 또 한 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해군 여중사의 사망 소식은 공군 소속 이모 중사가 지난 3월 회식 후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 신고를 하고 2개월여만인 지난 5월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불과 2개월여만에 전해진 것이다.

성추행 피해 후 2차 가해까지 이뤄진 것으로 수사에서 밝혀진 해당 사건의 가해자인 장모 중사에 대한 첫 공판이 내일인 13일 열린다.

아울러 해군에서는 지난 2017년 해군본부 소속 여성 대위가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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