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석민의News픽] 간첩 세상, 간첩 '같은' 놈, 간첩보다 더한 놈…어둠에 덮힌 8.15 광복

간첩 혐의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 접촉…간첩도 세습하라!
'양아치 같은 노동 귀족' 민노총…"양경수 위원장, 이석기 (이적단체) 경기동부연합 출신"
한미훈련, 굽실 문재인과 민주당에 분노하는 북한?…"배신자적 처사"의 내용은?
늦더위 탓? 원래 정신 상태가 특이한 사람들?…문재인, 정연주, 홍현익 Vs. 이준석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청주지역 활동가 간첩 혐의 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동지회 측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청주지역 활동가 간첩 혐의 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동지회 측에 "다음 총선에서 자유당(자유한국당, 현 국민의힘)을 참패로 몰아넣고 그 책임을 황교안에게 들씌워 정치적으로 매장해버려라. (2019. 6. 22)"는 지령을 내렸다. 왼쪽은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대한민국 주도 세력은 간첩?…대를 잇는 '세습간첩' 활개!

내일은 76주년 광복절입니다. 광복(光復)은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입니다. 일제강점기를 '암흑'에 비유하고, 일제로부터 벗어난 날을 '빛을 되찾은 날' 광복절((光復節)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대한민국이 선열들께서 피흘리며 꿈속에서라도 한 번 보고자 했던 '빛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조국'의 모습인지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드는 그런 '광복절'입니다.

이달 2일 일당 4명 중 3명이 구속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이하 충북동지회)' 간첩단 사건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체를 드러낸 '충북동지회' 간첩단은 2000년 초반부터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 문화교류국(옛 225국)과 접촉하면서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북 보고문에서 북한을 '조국'으로, 대한민국을 '적'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 혈서 맹세문'을 작성해 북한 공작원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당초 '조선노동당 자주통일 충북지역당'이라는 명칭을 쓰고자 했으나, 북한 측의 '조선노동당과의 연계 정황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불허한다'는 지침에 따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로 명칭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이 확보한 북한 지령문과 대북 보고문 84건의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충북동지회 일당은 수사가 본격화 되기에 앞서 USB 7개와 파일 123개를 파기·훼손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마도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내용이 파기·훼손된 자료에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충북동지회 간첩단에게 하달한 지령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패거리들의 날강도적 본성과 파렴치성을 걸고 반미, 반(反) 트럼프 감정 확산 활동을 조직하라. (2019. 3. 12)"

"다음 총선에서 자유당(자유한국당, 현 국민의힘)을 참패로 몰아넣고 그 책임을 황교안에게 들씌워 정치적으로 매장해버려라. (2019. 6. 22)" "현 사태(조국 장관 사퇴)는 정권 찬탈을 노리고 검찰개혁 요구에 도전해 나선 보수 세력의 기획적인 재집권책. (2019. 10. 20)"

"'청주공항 F-35A 스텔스기 도입 반대투쟁'을 군부 호전광들을 사회적 규탄 대상으로 몰아가기 위한 투쟁으로 전개해야. (2019. 12. 15)" "박근혜 석방론을 걸고 사회 전반에 반보수 투쟁 분위기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 조직해봐야. (2020. 2. 10)"

"미래통합당의 창당 효과를 최소화하고 지리멸렬시키는 것은 4월 총선에서 진보 민주개혁 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요구. (2020. 2. 25)"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전반 민심을 반보수 투쟁에로 돌려세우기 위한 실천 투쟁을 책략적으로 벌여나가야. (2021. 4. 19)"

'가만히~~' '조용히~~' '찬찬히~~' 생각해보면 소름이 쫙~ 끼칩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북한의 지령대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드러난 충북동지회 간첩일당은 4명에 불과합니다. 이런 소수의 간첩이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어마어마한 북한의 지령'을 전적으로 수행했을 리는 없습니다. 충북동지회에게 내려진 북한의 지령은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있는 또다른 수많은 간첩집단에게 '동시에' 내려갔고 이들의 합작으로 대한민국의 국정과 민심은 '꼭두각시'가 되어 요동쳤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밝혀졌습니다. 충북동지회 간첩일당들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통일밤묘목보내기 운동을 펼치면서 2019~2020년 민주당 중진 국회의원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고위 관계자 등 문재인 정권 핵심 인사들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간첩단의 보고문과 지령문을 통해 포섭 대상으로 언급된 인사는 민중당(현 진보당) 중앙당 및 충북도당 간부, 노동·환경 부문 시민운동가 등 60여 명에 이릅니다. 북한이 직접 포섭 대상자로 지목한 모 변호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법연구회, '양아치 같은 노동 귀족' 민노총, 온라인 매체…간첩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지금껏 언론에 보도된 사례는 포섭에 실패한 것들 뿐이지만, 수많은 포섭 시도가 모두 실패하고 좌절했을 리는 없습니다. 다만, 드러나지 않았고, 밝혀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특히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은 그들의 지령에 따라 조직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에 그 자녀까지 '세습' 형태로 조직원으로 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지령문에 등장하는 000고문과 000부장 부부는 그들의 아들 A씨를 지난해 2월 'F-35A 도입 반대 청주시민대책위'에서 함께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세습정권에 충성하는 '세습간첩단'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성주사드 반대 시민대책위'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민대책위' 등에 간첩 일당과 그 하수인들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북한은 또 간첩단에게 '친북(親北)' 성향의 국내 온라인 매체 기사들을 다른 곳에 퍼날라 북한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하라는 지령도 내렸습니다. 간첩 '같은 ' 놈들의 친북활동을 '간첩들'이 활용하는 신(新) 기법입니다.

북한이 특별히 지목한 온라인 매체 A사는 이달 초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위한 청와대 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등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시물들을 게재해 왔고, 201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매체 운영에 관여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언론의 자유를 빌미로 합법적 간첩활동이 가능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을 규탄하고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을 규탄하고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노총 출범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이 10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끝없는 타락 노동운동, 해묵은 숙제 노동개혁'을 주제로 한 '만민토론회'에서 민노총의 실체를 폭로했습니다.

김준용 사무총장은 10대 후반부터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 사무차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이날 "지금 민노총에 전태일이 동생들을 감싸주었던 따뜻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느냐"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준용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당선된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 "내란 선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고 친북(親北) 성향을 폭로했습니다. 또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에 대해서는 "김일성 일가가 묻혀 있는 북한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찾아 참배까지 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민노총은 오는 10월 '사회 대전환 투쟁'을 빌미로 조합원 110만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준용 사무총장은 "민노총은 입으로는 '약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자본주의가 주는 온갖 혜택은 다 누리는 수혜자이다. 비겁하고 불량스럽고 이익 다 챙기는 양아치 같은 노동 귀족"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민노총 조합원 대부분이 현대·기아차, KBS, 전교조, 공무원, 철도 종사자 등 모든 국민이 일하고 싶어하는 상위 10% 직장인들이다. 기업과 정부가 주는 혜택은 다 누리면서 기업을 적대시하고 대한민국 체제 전환을 주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김태기 전 단국대 교수(한국노동경제학회장 역임)는 "노조는 사회적 약자와 임금 못 받는 사람들을 잘 해주자고 만든 것인데 지금은 힘 있는 사람, 사회적 강자, 고임금·고용보호 받는 사람들의 자리지킴용이 됐다. 진보 성향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노조를 서로 돕고 밀어 주면서 노동시장 구조가 왜곡됐다. …가장 큰 피해는 청년층이 입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미훈련, 김여정 지령에 굽실거리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범여권…간첩?, 간첩 '같은' 집단?, 간첩보다 더한 X?

지난달 27일 느닷없이 남북 통신선이 13개월 만에 복원됐을 때 "북한의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집권 민주당이 "소나기처럼 시원한 소식"이라면서 분위기를 잡고, 청와대가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자화자찬을 하는 걸 보면 '무슨 작당?'을 하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은 '북한 김정은·김여정의 뜻'일 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역할(?)은 아예 없었다는 심증이 강하게 듭니다. 북한의 지도부와 문재인 정권이 서로 머리와 입을 맞춰 뭔가를 궁리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지령에 따라 문재인 정권과 집권 민주당이 '본능적으로'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남북통신선 복원 5일 뒤인, 이달 1일 "통신선 복원 의미를 확대 해석하지 마라…군사연습은 북남 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라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반응은 '호떡집에 불 난 상황', 딱~그대로 입니다. 주사파 출신 이인영 장관의 통일부는 "한미연합훈련이 긴장을 조성해선 안 된다"고 했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한미연합훈련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주제넘게(?) 훈수를 두었습니다.

'주제 넘는다'고 표현한 이유는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은 가급적 '입'이 없어야 합니다. 각종 정보와 첩보를 수집해 국가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지,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못이기는 척, "여러 가지 고려해 (한미연합) 훈련 협의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범여권 국회의원 74명은 부리나케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주장하는 연판장을 돌려 '충성심'을 과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한미연합훈련의 사실상 '무력화'로 나타났습니다. 한미 연합군은 10일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 연습을 시작했고, 16~26일 본 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실시합니다.

야외훈련(FTX)은 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각급 부대의 지휘관·참모 대비 태세를 검증합니다. 특히 올해 훈련에서는 연합사의 작전 지시를 받아 실제 병력을 운용해야 하는 사단급(해군은 함대급, 공군은 비행단급) 이하 부대 참가가 최소화 됐습니다.

보통 연합훈련 때의 경우 육해공군과 해병대에서 400~500명 병력이 합동참모본부에 파견되어야 하지만, 올해는 30여 명에 불과하다는 소식입니다.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시늉을 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과 한 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2016년 8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때에는 한국군 5만여 명, 미군 2만5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또한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각급 부대에서는 이에 호흡을 맞춰 각종 야외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군경 연합 대테러 훈련 등도 함께 실시했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군대이고 국가의 모습입니다.

'군대이기를 포기하고, 국가이기를 포기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북한 정권의 평가는 '비아냥'과 '모욕'입니다. 당연합니다. 주권(主權)을 아무렇지 않게 내팽개치는 정부와 국가가 어느 누구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8.15 광복절을 앞두고 순국선열께 한없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기세등등해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하나마나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10일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습니다. 복원된지 2주 만에 남북통신선도 다시 중단시켰습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에 10일, 11일 연이틀 반발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은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에 10일, 11일 연이틀 반발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은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다음날(11일)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려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라는 말이 강하게 귓가에 남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약속한 뭔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국가안보와 주권을 내팽개친 것보다 더한 '북한과의 약속'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종북(從北) 문재인 정권의 비굴한 저자세는 계속됩니다. 복원 2주만에 남북통신선이 일방적으로 끊긴 그날, 청와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 남북이 서로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헛소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말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이달 중에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11일 재차 확인했습니다. 민주당의 이런 행태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감사가 아니라, 분노만 더욱 자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말하고 있는 '배신적인 처사'라는 것이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확신합니다.

▶문재인, 정연주, 홍현익…늦더위 먹은 사람들?

입추(7일)를 지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늦더위 먹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눈에 띄고 있습니다. 오락가락,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는 대표적 인물이 홍현익 신임 국립외교원장(차관급)입니다.

홍현익 원장은 12일 "이제 우리가 북한에 더는 호의를 보일 필요가 없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발사하면 참수·선제공격, 북한 점령 작전 훈련도 이번 주에 해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좀 거칠기는 하지만 말은 옳은 말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현익 원장은 국립외교원장으로 내정된 뒤,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에 (한미연합훈련 내용을) 간접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불과 2일전인 10일에는 "우리가 훈련하는데 북한은 훈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북한의 미사일·장사정포 도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UN 결의에 의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금지'라는 점을 도외시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출신인 홍현익 원장은 지난해 8월 작성한 '미·중 갈등과 한국의 외교안보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이 재래식 전력으로 북한을 능가한다는 차원에서 주한 미국 병력이 과다하게 배치돼 있으므로 약 2만8천500명 중 1만명 정도는 감축해도 좋다고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홍현익 원장이 하루 아침에 입장을 뒤집었으니, '늦더위 먹어 제정신이 아니다'는 해석 말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홍현익 씨를 국립외교원장으로 임명한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 역시 약간 '이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세계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계속 문제가 되어 왔지만, 요즘 더 이상해 보입니다.

'간첩단 사건'이나 '한미연합훈련' 등의 이슈가 다소 정치적인 반면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삶에 직결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모더나가 이달(8월) 중 한국으로 보내올 백신을 절반 이상 줄이기로 하면서 백신 접종 계획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전 3천600만명 접종이 목표이다. 백신 접종 인원을 더 늘릴 것이다"라고 자랑했습니다.

정부 관계자조차 "모더나가 8월 물량의 절반 이하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40%가 올지 그보다 더 적은 양이 올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반응이 기가 막힐 뿐입니다.

8월 9일 현재 국내 백신 1차 접종자는 2천93만 명 이상으로 접종률 40%를 넘었고, 추석인 다음달 21일까지 1천507만 명이 추가 접종하면 3천600만 명 접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분석으로 보입니다.

이건 일종의 '속임수'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이 70%이든 90%이든 백신으로서의 '검증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1차 접종 후 WHO(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2차 접종 기간에 또 다시 접종을 받아야 합니다. 다시말해 2차 접종까지 제대로 정확하게 마쳐야 '실효성 있는 백신 접종률'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차 백신 접종률 몇%'는 과학적으로 별 의미없는 '정치적' 수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차 접종 인원 늘리기에 '다걸기'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고위험군인 50대의 2차 접종을 제때 완료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는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말씀이 바로 이런 뜻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마치고 손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마치고 손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괴기스러운 행보는 계속됩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천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인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케어 4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청와대에서 열고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문재인 정책 홍보 무대에는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도 참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괴기스러운 또 한 명의 인물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이 9일 모두가 예상했던 바와 같이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정연주 방심위원장은 명성(?)에 걸맞게 취임사에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거짓과 편파·왜곡을 일삼는 행위에 대해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면서 사실상 언론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방심위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KBS사장을 지낸 정연주 위원장이 과연 방심위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후문입니다.

정연주 사장 시절 KBS는 북한 군가인 '적기가(赤旗歌)'를 방송 배경음악으로 틀고, 친북 인사 송두율과 베네수엘라를 망친 독재자 차베스 등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습니다.

또 한겨례 논설위원 시절 정연주는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 면제 논란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정연주 논설위원 자신의 두 아들은 미국 국적자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이후 드러났습니다. 이런 정연주 씨가 방심위원장에 오르면서 낸 첫 일성이 '언론에 대한 협박'이었습니다.

양심과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지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님께 묻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사심(私心)을 버리고 본분에 충실하라!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권 일파((一派)들의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행태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제1야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마저 국민들의 뒷골을 잡게 만들고 있어 큰 걱정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시대정신이라든지 역사의식, 사명감 등도 엿보이지 않습니다. 인기에 급급해하는 철부지 정치 아이돌이라고 하면 너무 지나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만한 태도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속담을 연상케 합니다.

이준석 대표의 역할과 책임은 분명합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범야권 단일후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년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범야권 대선 후보 경선 개입을 최소화 하고, 본인이 강점을 가진 2030세대 확장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을 조심하고, 언론 노출도 가급적 삼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대선 후보 경선 관리자'로서의 신뢰는 이미 무너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하냐 이러더라고. 지구를 떠나야지" "윤 전 총장이 '너(이준석) 와라'하면 어떡할 거냐〈질문〉…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답변〉…"

전 국민 모두가 알아버린 유튜브 인터뷰 내용은 이준석 대표의 발목을 쉽사리 놓아줄 것 같지 않습니다. 최악의 폭정을 휘두르는 대통령과 여권을 상대로 싸우지 않는 야당 지도자, 야권 분열과 갈등만 초래하는 야당 지도자, 주연 배우보다 더 카메라에 나서고 싶어하는 '이상한' 감독 같은 야당 지도자가 설 자리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짙은 그늘과 어둠에 묻힌 8.15 광복(光復)의 하늘을 밝게 비추는 한줄기 빛이 되기 위해서는 이준석 대표가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사심(私心)'을 조용히 내려놓는 길 뿐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큰 정치인 이준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산 속에 있는 아무리 좋은 재목이라고 하더라도 다듬지 않으면 동량(棟梁)으로 쓸 수 없습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