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대구에서 2030의 취향을 저격해 떠오르는 동네로 동아백화점 주변 교동과 동부교회 북쪽 삼덕동이 빠지지 않는다. 역동적인 모습을 선보이기에 눈길, 발길, 손길을 붙잡는데 사람으로 치자면 항상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사람이다. 1990년대 후반 담장 허물기 운동이 처음 시도됐던 삼덕동의 변신은 DNA로 각인된 듯했다. 주택가와 상가의 오묘한 조화가 흥미로운 이 구역의 동네책방 '굿브랜딩북스'도 여느 동네책방과는 다른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동네책방으로 알고 찾아갔지만 머문 지 30여 분만에 '다소 색다른 곳'이라는 걸 알아챈다. '영감(靈感)'이란 말이 내내 머문다. 생각이 지체돼 있을 때, 뇌를 자극하고 싶을 때 찾으면 도움이 되는 곳이라는 소개가 더 알맞아 보인 것이다.

이곳 정진우 대표(책방지기라고 부르기보다 대표라는 말이 적확하다. 책방지기 역할을 하는 북크리에이터가 따로 있다.)는 일본 츠타야 서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시대적 흐름, 트렌드를 읽고 분석해 나아갈 방향을 잡는 것이었다.
그가 이곳을 연 건 2017년 여름이었다. 사이드프로젝트, 본업 외에 하나 더 하는 일로 그가 택한 건 동네책방이었다. 그는 본업으로 '착한브랜딩연구소'를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었다. '빵장수 단팥방', '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 '오퐁드부아' 등이 합력의 결과다.

이야기에 가치를 싣고 감동을 전하는 '브랜딩'이라는 정체성을 책방에도 접목했다. 단행본 같은 과월호 잡지들이 영감의 자극제로 진열돼 있다. 전세계의 브랜드를 분석해 싣는 '매거진B'를 비롯해 음식 재료별로 음식을 이야기하는 '매거진F', 못이나 나사 등 건축재료를 소재로 삼은 'Garm' 등은 동네책방에서 접하기 쉽잖은 것들이었다.
좀더 친절하게 책갈피 형태로 메모해둔 것도 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에는 '나이 드는 것이 두려운 사람',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고 갈피를 끼워두었다.
일반도서들도 독특하게 분류돼 있다. 베스트셀러나 책방지기가 선호하는 책들을 앞세우지 않았다. '일과 삶의 균형감', '영감의 도서', '퍼스널브랜딩' 등의 열쇳말로 카테고리를 나눴다. 영감의 도출은 오롯이 손님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는 암시로 읽혔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기획자, 마케터, 프리랜서들도 주로 찾는 고객이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 닫는다.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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