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 달서구 한 의원. 50대부터 맞을 수 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30, 40대도 맞을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백신을 맞으러 온 30, 40대는 한 명도 없었다. 다음 날에는 "지금 바로 가면 AZ 백신 맞을 수 있느냐"는 문의만 간혹 있었고, 실제로 백신을 맞은 30, 40대는 없었다.
이곳 의원 원장은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세대가 백신을 맞아야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데, 맞겠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다"고 했다.
대상 연령을 낮춘 AZ 백신이 젊은 세대들에게서 외면을 받고 있다. 부작용 우려가 적은 다른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다, 접종 간격도 길어 불편하다는 이유다.
14일 대구 병·의원 5곳에 문의했더니 4곳은 13, 14일 30, 40대가 AZ 백신을 맞으러 오지 않았고, 나머지 1곳은 40대 1명만이 AZ 백신 접종을 받았다.
30, 40대는 사전예약제를 통해 화이자·모더나 백신 신청을 할 수 있는 데다, 앞서 AZ 백신은 희귀 혈전증 반응 등 안전성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윤모(38) 씨는 "갑자기 30, 40대도 맞을 수 있게 된 과학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며 "부작용 우려로 젊은층이 AZ 백신을 맞는 걸 꺼린다"고 했다.
유모(41) 씨는 "사전예약제로 다른 이상 반응 위험이 적은 다른 백신 맞을 수 있는데, 굳이 접종간격도 긴 AZ 백신을 맞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백신 불신'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젊을수록 혈전증 발생 우려가 크다며 지난 4월 '30대 미만'에 이어 7월엔 '50대 미만'에게 접종을 제외했다가, AZ 백신이 병·의원에서 남아 폐기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30, 40대도 희망자에 한해 AZ 백신을 맞을 수 있게 연령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정모(31) 씨는 "AZ 백신의 성분이 변한 것도 아닌데 갑작스레 접종대상 연령을 하향 조정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킨 것 같다"고 했다.
송정흡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런 조치가 내려지면 국민 신뢰가 깨지기 십상이다.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접종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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