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놓고 조용히 핸드폰만 보고 있어"
대낮인데도 좀처럼 빛이 들어오지 않는 한 원룸 방. 커튼으로 창문을 모조리 가려놓고 전등 불빛도 켜지지 않는다. 그 속에서 마우스 소리만 쉴 새 없이 들린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빠는 정신없이 온라인 게임 중이다. 막 잠에서 깬 딸 소희(가명·9)는 잠투정을 부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휴대전화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본다. 아빠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또 거친 손길이 날아오고 말 것이다. 소희 아빠는 게임 중독자다.
◆온라인 채팅서 만난 남편, 게임 중독
엄마 진민지(가명·39) 씨는 지난날의 선택을 후회한다. 온라인 채팅에서 남편을 만났다. 경기도에 거주하던 그는 연애 시작과 동시에 진 씨를 만나러 경북으로 자주 내려왔다. 그렇게 둘은 동거를 시작했고 아이가 생겼다.
공장에 취직해 착실히 일하던 남편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본색은 한 달 만에 드러났다. 성실히 일터에 나서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날이 많아졌다. 원래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던 남편이었지만 갈수록 정도는 심해졌다. 아이는 자꾸 커갔지만 남편은 아이 대신 게임 캐릭터 키우는 데 더 집중했다.
생활비를 벌어야하는 건 고스란히 진 씨의 몫이었다. 하지만 돈은 좀처럼 모이질 않았다. 진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다니며 20시간 연속으로 일을 했지만 벌어온 돈은 남편의 캐릭터를 키우는 데 속속 들어갔다. 남편은 매달 80만원 가까운 휴대폰 소액결제를 일삼았다. 진 씨는 그런 남편을 말리긴 어려웠다. 돈을 주지 않으면 무차별적인 폭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인 빚만 600만원이다.
◆폭력 쓰는 남편으로 딸과 생이별
진 씨는 얼마 전 딸과 생이별을 했다. 남편의 무차별적 폭력은 딸에게도 향했고 딸은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진 씨는 살고자 딸과 집을 나왔다. 그런 그들이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닌 진 씨의 일터인 편의점.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편의점 창고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냈다. 창고에 간이침대를 넣어두고 딸을 그곳에서 재웠다. 밥은 늘 유통기한 지난 편의점 음식으로 때웠다. 엄마가 일을 마칠 때까지 학교에서 돌아온 딸은 창고 침대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버텼다. 씻는 건 남편이 집을 비운 시간을 이용했다. 남편이 없는 사이 딸과 함께 집으로 들어가 후다닥 씻고 나오기를 반복했다.
남편은 그만 돌아오라며 끊임없이 진 씨를 설득했다. 진 씨는 그런 남편을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사달이 났다. 진 씨가 잠시 눈을 붙인 사이 딸의 칭얼거림에 남편은 아이를 자로 때렸다. 자가 부러질 만큼의 강도에 결국 아이 몸에 상처가 남았고 아이는 학대신고로 집을 떠났다. 그 후 남편은 돈을 내놓으라며 진 씨의 일터를 찾아 폭력을 한 차례 더 가했고 결국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진 씨는 요즘 불안 속에서 산다. 접근금지로 경기도로 돌아갔다던 남편이 얼마 전 다시 진 씨 근처로 되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다. 경찰이 순찰하지만, 남편이 진 씨의 집과 일터에 갑자기 찾아오진 않을까 불안함이 크다. 이사를 가고 싶지만 당장 돈이 없다. 현재 거주하는 집의 보증금을 받아 이사라도 가고자 했지만 집주인이 사기로 잠적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다. 부모님은 작년에 돌아가셨고 도움받을 형제조차 없다.
딸을 데려오기도 어렵게 됐다. 최근 편의점 점주가 바뀌면서 진 씨는 일을 그만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시 일을 구해야 하지만 시골 마을이라 일자리도 잘 없는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매일 밤 딸 아이 생각에 눈물을 펑펑 흘리지만 없는 형편에 당분간 시설에서 크는 게 아이에게 나을 것이라고 애써 스스로 위로해본다.
"예전엔 '엄마 매일 보고 싶어'라며 소희도 매일 울었는데 이젠 '엄마 우리 조금만 참자. 곧 만날 수 있을 거야'하며 오히려 날 위로합니다…"는 진 씨. 그런 진 씨는 얼른 돈을 벌어 아이와 함께 남편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날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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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전달 내역]
◆부모 모두 돌아가시고 빚 2억원과 세상에 덩그러니 남은 세 자매 곽민정 씨에 3,381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부모님은 모두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맏딸이 동생들 키우면서 살아가지만 빚 2억원으로 생활이 힘든 곽민정(매일신문 8월 3일 자 10면) 씨에 3천381만9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홍종배 10만원 ▷박종문 3만원 ▷유명희 1만원 ▷'예수님믿으세요' 60만5천원 ▷'주님사랑' 10만원 ▷'무명' 3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재로 집이 불에 타면서 여섯 식구가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예원 씨에 1,809만원 성금
기초생활수급자로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화재로 집이 불에 타 여섯 식구와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예원(매일신문 8월 10일 자 10면) 씨 사연에 44개 단체 126명의 독자가 1천809만3천90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보드게임카페 21(김성원) 76만4천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김영제)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해인엔지니어링 (이원경) 20만원 ▷경일대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비허밍주약점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보영)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김영준치과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하나회 1만원
▷김상태 100만원 ▷이정추 60만원 ▷김나영 김진숙 각 50만원 ▷이신덕 최경환 각 30만원 ▷김찬돈 박철기 이동욱 각 20만원 ▷곽용 김귀자 김혜경 이금화 이난영 임일호 조득환 최영조 최채령 홍종배 각 10만원 ▷장재영 7만5천원 ▷김두한 민홍기 박민아 배호기 변대석 송재일 안대용 안현숙 윤순영 이경자 이석우 임채숙 장방식 정원수 최상수 최종호 최한태 각 5만원 ▷라선희 3만3천원 ▷권규돈 권은지 김병삼 김은영 김정희 김종균 김하영 박임상 변현택 서지원 신광련 윤세중 이옥희 이윤정 이응섭 이정량 이종완 장순명 정의관 최춘희 하경석 황보정 각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김건국 김은경 김태욱 김화자 류형근 류휘열 박기영 박순자 박희숙 배상영 석보리 손진호 신종욱 유정자 윤덕준 이경수 이서현 이운호 이해수 한우동 허정 각 2만원 ▷강명은 강지원 강진희 권보형 권영윤 권재현 김삼수 김정호 김태천 박선영 박애선 박진구 박홍선 서제원 우순화 이성우 이재민 이태연 조미희 조서연 조영식 지호열 최경철 각 1만원 ▷문민성 9천900원 ▷김은영 7천원 ▷가지영 이진기 이진욱 각 5천원 ▷이장윤 2천원
▷'사랑' '성모님사랑' '주님사랑' '힘내세요' 각 10만원 ▷'매주5만원' '하나님 은혜 주세요' 각 5만원 ▷'동차미' 3만4천원 ▷'지원정원' 3만원 ▷'강해만이진주' '석희석주' 각 2만원 ▷'지현이동환이' '헬레나' 각 1만원 ▷'애독자' 5천원 ▷'지성이' '채영이' 각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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