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은 클래식 작곡가 가운데 한국인 정서에 가장 근접한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향수를 자극하는 그의 작품에 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의 제9번 교향곡 '신세계로부터'(From the New World)도 그 중 하나다.
보헤미아(체코) 출신인 드보르작은 뉴욕음악원 원장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1892년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 도착해 그가 본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신세계'(New World)였다. 유럽의 한 작은 나라에서 온 작곡가의 눈에 광활한 신대륙의 모든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감동으로 작곡한 작품이 이 교향곡이다.
흔히 '신세계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에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움과 향수, 장엄한 기상과 진취적인 도전정신, 흥미로움과 황홀함이 작품 전반에 걸쳐 묻어난다. 드보르작은 이 작품에 자신의 고향 보헤미아의 향수 짙은 민속음악을 절묘하게 결합시켰고, 신대륙의 토속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흑인영가까지 가미했다. 그 결과, '신세계 교향곡'이 탄생하게 됐다.
1악장은 천천히, 아다지오로 시작한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 후, 장대하게 펼쳐진 세계를 온몸으로 맞아들이는 모습과 그 기분을 떠올려볼 수 있는 악장이다.
2악장은 라르고의 느린 악장이다. 잉글리시 호른이 연주하는 선율은 향수의 느낌으로 가득하다. 드보르작의 제자인 피셔가 훗날 이 선율을 기반으로 만든 노래가 바로 '꿈 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으로 시작하는 '꿈속의 고향'(Going Home)이다. 남부 지방의 아메리칸 인디언의 민요와 흑인영가 선율이 애절한 보헤미안 향수와 어우러져 듣는 이로 하여금 아득하고 그리운 고향의 풍경을 돌아보게 한다.
3악장은 활기찬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악장이다. 짧고 강렬한 서주에 이어 풀루트와 오보에가 주제를 선보이고 현악기와 팀파니가 이에 가세하면서 음악이 점점 춤의 형태를 띠어 간다. 체코 보헤미아 지방 농부들의 춤을 연상시킨다. 중간부(트리오)에서 플루트와 오보에가 애수 띤 가락을 연주하고, 종결부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음악이 아주 잠깐 멈추는 듯싶다가 짧고 강력한 화음으로 악장을 마무리한다.
마지막 4악장은 알레그로 콘 포코(빠르고 정열적으로)로, 비장하게 시작한다. 현악기의 힘찬 서주에 이어 ''빠~밤 빠~밤 빠밤 빠밤 빠바바바~' 하고 터져 나오는 호른과 트럼펫의 주제는 당당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멜로디는 응원가로 연주되기도 하고, TV의 각종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하는 위풍당당한 선율이다. 이후 음악은 진취적으로 흘러가다가 중반에 2악장의 멜로디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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