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악화일로 양상으로 증폭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신경전이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간 녹취록 진실 공방으로 확산하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후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공정한 경선을 책임져야 할 이 대표가 갈등의 축이라는 점에서 정권교체라는 야권의 대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원 전 지사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밤 이 대표가 자신과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녹취록을 교묘하게 풀어서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된다'고 한 것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는 취지로 지난 10일 통화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녹취록 일부를 17일 밤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 상 "저거 곧 정리됩니다"는 자신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아니라 당내 갈등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또 이 대표와 갈등이 불거진 배경에 대해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핵심이다. 이 대표의 불공정 (경선 관리) 의도가 가장 잘 담겨있는 서 위원장을 통해 불공정 경선이라는 기본 틀이 아무런 견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원 전 지사 주장에 별다른 반응 없이 SNS에 "그냥 딱합니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통화 녹취파일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원 전 지사를 향해 "당 대표와 사적 대화 내용까지 과장 왜곡해 당을 박살내더라도 자기 이름값만 높이면 된다는 의도인가"라며 예비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원 전 지사도 너무 나갔고, 이 대표도 대선 관리자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30대 당 대표' 신화를 밑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면서 "지금은 빨리 당 내분을 정리하고, 공정한 경선 준비와 대여 투쟁에 한목소리를 낼 때"라며 자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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