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대구경북은 군공항과 대구공항의 통합 이전 부지로 군위 소보·의성 비안을 결정했다. 대구경북민들에게는 오랜 염원이었던 영남권 신공항의 좌절을 딛고 새로운 하늘길을 여는 순간이었고, 우리 군위 군민들에게는 4년간의 치열한 통합신공항 유치의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군위 군민의 뜻과는 다르게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로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결정되기까지에는 많은 부침(浮沈)이 있었다. 군위는 공항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통해 군민의 마음이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에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런 군위 군민의 마음을 돌린 것이 5개 항 7개 분야의 공동합의문이었다. 그중에서도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가장 주효했다.
지난해 7월 29일 언론 매체를 통해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군민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긴박한 순간이었다. 필자는 공동합의문을 단순한 선언문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문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변경은 시·도지사, 시·도의회 의장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도의원의 동의가 필수라는 것을 제4대 경북도의원 시절 달성군이 대구시로 편입될 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음 날(2020년 7월 30일) 집무실을 방문한 시·도지사에게 시·도의원 전원과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원의 추가 서명을 요구했다. 여기에 국회의원 전원, 시·도의원 90명 중 79명이 마음을 모아 주셨다. 이로써 합의문이 문서화됐다. 필자는 군위군의회와 공항 추진 민간단체(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에 동의를 구한 뒤 군위군이 공동합의문을 조건부로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를 유치 신청함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해 8월 28일 국방부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서 군위군 공동합의문, 의성군 공동합의문을 첨부하여 군위 소보·의성 비안 지역이 최종 이전 부지로 결정되었다. 신속하게 진행될 줄 알았던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잠시 주춤거렸지만 올 6월 30일 대구시는 대구시의회 의견을 청취하고 행안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제 경북도의회의 의견 청취를 앞두고 있다. 항간에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해득실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계산은 이미 일 년 전에 끝났음을 잊은 것 같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전제로 유치 신청이 됐고, 시·도의원들도 찬성 의견을 주셨기에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기억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통합신공항이 결정된 것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 대구경북민 모두의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군위 군민이라면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통합신공항의 시작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제안이 없었다면 지금의 통합신공항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위 일각에서 통합신공항의 전제 조건인 대구 편입이 이뤄질 때까지 공항 관련 사업을 멈추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단순히 경북이 땅덩어리를 잃고 대구는 얻는 일차원적인 시각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접촉면을 넓혀 교통, 문화, 경제의 광역화를 촉진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통합신공항과 함께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대구경북의 경제 발전에 마중물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 년 전 대구경북의 통 큰 제안에 군위 군민이 통 크게 화답한 것을 기억하며 경북도의회가 대구경북 경제발전에 함께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 신뢰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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