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교익 거친 입에 與 대선경선 내전 국면으로 가나

이재명 캠프서도 사퇴론 첫 제기…이낙연 측 “정리해야” 지명 철회 촉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서 탄소 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연합뉴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돼 '보은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가 정면 돌파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의 뇌관이 되고 있다.

'황교익 리스크'가 위험수위로 치닫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에서는 처음으로 19일 황 씨 사퇴론이 제기됐다. 또 "황 씨를 정리하라"는 민주당 원로의 쓴 소리가 나왔고,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거듭 황 씨의 내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일로다.

황 씨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 지지하는 게 제 삶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문재인 지지 선언을 하고 버텨왔는데,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라며 "아주 미개한 사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금도를 넘었다'고 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 정치인이 먼저 금도 넘는 발언을 했다면 그 정치인을 불러다놓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표로서의 일이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서 탄소 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씨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미국 할리우드 유명인이 시상식에 나와 '대통령 당신, 부끄러운 줄 아세요' 하고 삿대질을 해도 아무 지장이 없다"며 "한국은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황 씨의 무한 질주에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 용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황 씨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되고,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로 보인다"며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정국에 투하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대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친노(친노무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황 씨에 대해 '이 지사 못지않게 싸움닭'이라고 한 뒤 "저렇게 나오면 이재명, 상당히 정치적 부담이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꾸 '지사 찬스'가 나오는데 이 지사가 지금 경선후보이면서 그런 인사권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이 전 대표 측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황 씨가) 이 지사의 인사 추천을 받은 분이다. 이 지사 측에서 잘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황 씨는 이젠 공적 뉴스메이커가 됐다"며 "(이 전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그런 얘기를 하면 경선 판 전체를 완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지사의 침묵은 계속됐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 수순을 밟게 된다. 도의회는 특히 민주당 의원 일색으로 인사청문회 위원을 꾸린다고 예고해 통과가 유력하다. 이 경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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