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사태' 이어 '유튜브 블랙리스트' 논란 휩싸인 與

"자신에 비우호적인 방송 분석, 이낙연 캠프 괴문서 경위 공개"
진보성향 유튜버들 "이낙연 캠프, 유튜브 성향 분석한 '블랙리스트' 작성 직접 사죄하라"
이낙연 측 "일상적인 모니터링 문건" 반박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소·벤처기업 성장 전략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익 사태'로 여당 대선 양강후보 간 공방이 격화된 상황에서 이번엔 '유튜브 블랙리스트' 논란이 터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나꼼수' 출신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를 비롯한 진보 성향의 일부 유튜버들은 19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이른바 '유튜브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며 캠프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

고발뉴스TV, 김용민TV, 새날TV, 시사타파TV, 열린공감TV, 이동형TV 운영자들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낙연 캠프는 자기에게 비우호적이라는 예단으로 우리를 지목하고는 방송 내용과 성향을 분석한 괴문서를 제작했다"면서 "이낙연발 블랙리스트에 경악한다. 이 후보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낙연 후보는 이 괴문서에서 '몇몇 유튜버에 경기도 홍보비 수억원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근거를 대라. 당신이 거명한 매체 대부분은 경기도는 물론 그 어떤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를 받은 바 없는 언론이나 유튜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이낙연 캠프는 괴문서를 폐기하고 문건 작성 경위를 밝힌 뒤, 책임자를 즉시 파면하라"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낙연 후보 캠프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낙연 캠프는 "블랙리스트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낙연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해당 문서는) 캠프 내 모니터링 요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라고 하면 권력자가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드는 문서다. 괴문서를 작성했다는 등의 주장은 억지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들이 암약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찬양하고 이낙연 후보는 깎아내리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 "이참에 경기도는 유튜브 홍보 예산을 정정당당하게 공개해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역공을 가했다.

다만 캠프 차원에서는 해당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데 유감을 드러냈다.

캠프 공보본부는 이날 "해당 문서는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분이 업무수행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문건은 알 수 없는 경로로 유출됐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캠프 차원에서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