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연말 모더나사와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분기별'로 어느 정도 분량을 들여올지 구체적으로 약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제약사와 연내 도입 물량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월별·분기별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통상적으로 협의를 통해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백신 확보가 늦다"는 여론과 언론의 질타에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회장과 직접 통화해 모더나 백신 4천만 회분(2천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자랑했다. 백신 도입 물량도 1천만 명분에서 2천만 명분으로 늘렸고, 도입 시기도 2021년 3분기에서 2분기로 당겼다고 했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찔끔찔끔 들어왔고, 7월에 들어온다던 물량은 8월로 밀렸고, 8월에 들어온다던 물량은 '절반'만 공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해 5월부터 4천만 회분을 받기로 했지만 16일 현재까지 들어온 물량은 245만5천 회분으로 6.1%에 불과하다.
애초에 분기별 공급 물량을 명시하지 않았으니 모더나사가 백신을 올 4분기에 한꺼번에 준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처지다. 백신 공급 차질로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자 정부는 19일 "모더나로부터 백신 공급 물량과 시기를 통보받고 나면 내용을 정리해 이르면 일요일(22일), 늦어도 월요일(23일)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계약 당시는 물론, 지금도 백신 수급 일정을 모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백신 관련 현안을 그때그때 '땜빵식'으로 넘겨왔다. 지난해 백신 확보를 촉구하는 언론의 보도에 "백신 구입을 서두를 필요 없다"며 국민을 호도했고, 백신 확보가 늦다는 비판에 "화이자, 모더나가 우리와 빨리 계약을 맺자고 재촉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후에는 "모더나 백신 2천만 명분이 2021년 2분기부터 들어온다"고 했다. 그 모두가 국민들의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쇼'이자 '땜빵식 대응'이었다. 그렇게 국민을 우롱하고, 불안과 혼란을 초래하고도 반성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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