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하느라 정권교체는 뒷전'이라는 여론의 뭇매에 제1야당의 내홍(內訌)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당내 갈등의 원인제공자이기도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스스로 '묵언(黙言) 수행'을 선택했고,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지나치게 판이 흔들리는 상황에 경계심을 표시하며 자중(自重) 모드에 돌입했다.
특히 당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추격 후보들도 논란에 한 마디를 얹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 나름의 일정을 소화하며 지지세를 확장하는 실속행보를 보이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제1야당의 내전(內戰)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과 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선관리위원장 임명과 경선규칙 개정 논의 등 구조적으로 당내 구성원들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정치일정들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도부와 격렬하게 충돌했던 지난 17일 이후 처음으로 열린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를 시작하겠다. 오늘도 저는 별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하고,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발언 기회를 넘겼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회의 석상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안팎에서 '제1야당 대표는 제발 그 입 다물라'는 충고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 대표로서도 최소한 그런 훈수와 조언을 수용하고 있다는 모양새는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향후 이 대표가 지도부 회의에서 발언을 재개한다면 그 타깃은 여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윤 전 총장 캠프에서도 최근에는 지도부를 압박하기보다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민생현장을 살피는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 관계자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당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선두 후보가 모두 뒤집어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앞으로도 '당 대표 vs 선두 후보'와 '선두 후보 vs 추격 후보' 사이의 신경전과 힘겨루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과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당 대표가 사실상 마지막으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선관리위원장 인선이 임박한데다 각 후보들에게 유·불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경선규칙 개정 논의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당이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역시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충돌했다가 그 와중에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혀가기 위한 일정도 소화하는 양상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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