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발짝 물러나 황교익-이낙연, 사태 봉합 수순 접어드나 (종합)

與 대선 경선 정국 뇌관 떠올라…李 "친일 문제 거론 지나쳤다"-黃 "핵폭탄 급 악재"
이낙연 측 "판 전체를 왜곡"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노무현과 바보들'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내정자. 연합뉴스

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뒤 '보은 인사', '친일'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여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19일 한 발짝씩 물러남에 따라 사태가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황 후보자가 이낙연 캠프에서 친일 프레임을 걸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호 비방전이 여권 대선 경선 정국의 새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전 대표가 먼저 황 씨에게 우회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씨도 다음 주까지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일 이 전 대표 측에 포화를 퍼부으며 정면 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았으나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와 통화 이후 숙고 모드로 돌아섰다. 그는 이르면 20일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황 씨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 지지하는 게 제 삶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문재인 지지 선언을 하고 버텨왔는데,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라며 "아주 미개한 사회"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전날 '금도를 넘었다'고 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 정치인이 먼저 금도 넘는 발언을 했다면 그 정치인을 불러다놓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표로서의 일이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황교익 리스크'가 위험수위로 치닫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에서는 처음으로 황 씨 사퇴론이 제기됐다.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 용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황 씨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라며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정국에 투하한 꼴"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대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친노(친노무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황 씨에 대해 '이 지사 못지않게 싸움닭'이라고 한 뒤 "저렇게 나오면 이재명, 상당히 정치적 부담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지사 찬스'가 나오는데 이 지사가 지금 경선후보이면서 그런 인사권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이 전 대표 측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 측에서 잘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황 씨는 이젠 공적 뉴스메이커가 됐다"며 "(이 전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그런 얘기를 하면 경선 판 전체를 완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해 전선이 확대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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