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갈등의 축이었던 이준석 대표를 향한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반면 이 대표의 경선 관리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번 갈등을 기점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이른바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이 나온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수 주째 계속된 당내 갈등에 대해 "국민의 엄중한 우려와 근심의 목소리, 무겁게 듣고 있다"며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는 20일 오전 11시 현재 국민의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 대표가 당을 떠나야 우리 당이 산다' '너무 나가버린 이준석을 끌어내려야 한다' 등 이 대표 비판 글이 하루 90페이지(한 페이지당 7건)를 넘어설 정도로 들끓는 당심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도 이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비판은 계속됐다.
당장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이 대표는 우리 당의 상징이지만 잘못한 것이 많다고 본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든가 너무 잦은 인터뷰, 후보 캠프라든가 우리 당내 의원들의 SNS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이런 자세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도 SNS를 통해 "이준석에 대한 시각 자체는 틀릴 게 없었으나 그런 자라도 당 대표로 뽑는 게 현 국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 그 시각이 오판"이었다며 "그런 자를 당 대표로 뽑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석 전 검사장은 "자기가 잘난 것으로 착각하고 정권교체의 대의보다 항상 자기 욕심, 자기계산이 더 앞서는 정치인들 습성이 저 젊은이에게도 꽉 차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오후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이 대표에 대해 "망했다"며 "초반 관리에는 좀 실패하신 것 같다"고 혹평했다.
반면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원 전 지사에 대해서는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성공"이라고 평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하태경 의원도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와 공방을 벌인 것은 지지율을 높여 2차 컷오프인 '빅4'에 들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의심한다.
원 전 지사는 이 같은 해석을 극구 부인하지만 '성과'가 수치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원 전 지사는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종전보다 순위가 한 단계 오르며 4위에 올랐다. 같은 날 발표된 또 다른 조사에서도 원 전 지사는 범보수 진영 5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제외한 당내 주자 중에서는 4위였다.
포털 사이트 검색량도 폭증했다. 검색어 분석 서비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원희룡'을 검색한 추이를 살펴보면 분석 시작점에는 1일 검색량이 3(100기준 수치)이었지만 18일에는 100(최고치)을 찍었다. 당내 경쟁자인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이상 가나다 순)를 함께 분석해도 원 전 지사 그래프는 16일 이후 홀로 우상향을 그렸다.
'곧 정리된다' 통화 최초 보도는 14일, 긴급 기자회견은 18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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