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회오리를 불러온 황교익 인사 파문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쿠팡화재 먹방'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야권은 물론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이 지사의 행적을 정조준하면서 협공에 나선 양상이다.
황 씨는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 지사로부터 사장에 내정된 지 8일만이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만든 소란으로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사 직원들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후보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이 지사는 곧바로 "역량이 충분하다. 결단에는 위로의 마음을 드린다"는 입장을 내놓고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지사찬스' 불씨가 '쿠팡화재 먹방'으로 옮겨 붙으면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다. 지난달 황 씨의 유튜브 채널로 방송된 떡볶이 먹방이 6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날 찍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국민의힘은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나서 맹폭을 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김기흥 국민캠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화재 현장보다 먹방 유튜브가 먼저였나"라며 "자신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고 싶었던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고 힐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1천400만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며 "대통령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직격하고, 사고 당일 행적 공개를 요구했다.
윤희숙 의원은 세월호 사건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현장에서 컵라면을 먹어 논란이 된 뒤 물러난 사실을 환기하며 "정치 이전에 인간의 문제 아니냐. 불길에 사람이 갇힌 걸 보고 받으시면서 떡볶이가 목에 넘어가시더이까"라고 쏘아붙였다.
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선후보와 지사직 사퇴를, 하태경 의원은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 지사는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해명에 부심했다. 그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업무 파악을 안 하고 있던 것이고, 우린 다 파악하고 지휘하고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현장에 가서 배를 타고 지휘했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배재정 대변인이 "이 지사는 당일 행보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시라"고 촉구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그런 큰 화재가 났으면 당연히 도지사는 즉시 업무에 복귀해 현장을 살폈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어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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