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락사 아프간 형제 비꼬는 美 티셔츠 등장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 논란

탈출을 시도하다 미국 수송기에 떨어져 숨진 아프간 형제들을 묘사한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 티셔츠. 해외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탈출을 시도하다 미국 수송기에 떨어져 숨진 아프간 형제들을 묘사한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 티셔츠. 해외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아프간 피난민들을 조롱하는 티셔츠가 판매돼 파문이 일고 있다. 탈레반의 만행과 피난민들의 고통을 악용한 상술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일부 온라인 의류 판매사이트에서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Kabul Skydiving Club Est. 2021)'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가 팔리고 있다. 검은색과 카키색 등 다양한 색상과 사이즈로 제작됐고, 가격은 약 16달러(약 1만9,000 원)다.

하지만 티셔츠가 온라인 판매 즉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카불에서 탈출하려고 미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하는 난민을 표현한 프린팅으로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는 이들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카불 공항에서 이륙하는 미국 수송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했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아프간 민간인. 인디아타임스 캡쳐
카불 공항에서 이륙하는 미국 수송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했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아프간 민간인. 인디아타임스 캡쳐

이 티셔츠에 새겨진 그림은 지난 16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다가 추락사 한 10대 형제를 묘사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16세와 17세인 형제의 시신은 아프간 주택가에서 발견돼 가족에게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카불 시장에서 쓰레기 를 줍고 과일을 팔며 어머니를 부양해온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판매 사이트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 누리꾼들은 "진정한 악마","인류애 잃은 미국", "아프간의 비극을 보고 키득거리는 사람이 이 나라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미국은 아프간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 "눈물 날 정도로 잔인하다" 등의 우려 섞인 댓글을 쏟아냈다.

판매업체 측이 올린 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업체 측은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갑자기 두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을 담은 이 티셔츠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현상이 돼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은 이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옷"이라며 "정치적이면서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결국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허무맹랑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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