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립습니다] 김동하 씨 부친 故 김병한 씨

김동하 씨 결혼식에서 찍은 아버지 김병한 씨와 어머니 오기임 씨 생전모습. 가족제공.
김동하 씨 결혼식에서 찍은 아버지 김병한 씨와 어머니 오기임 씨 생전모습. 가족제공.

경상북도 군위의 한 깡촌에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시고 당시 그렇게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파서 고향을 떠나 서울로 혼자 올라와서 이름도 모를 어느 고물상에서 당시 밥만 얻어먹으며 손수레 심부름꾼으로 온갖 고생을 다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나는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일가친척 없는 서울에서 고생하시면서 어느덧 군대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을 때 고맙게도 고물상 주인이 운전을 배워보라 해서 운전면허를 따고 군대에 가서 강원도 철원에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해 저를 낳으셨고 길러주셨던 저의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정말 고맙습니다.

아버지는 군 제대후 화물차 트럭 운전을 하시면서 밤낮을 고생하셨고 우리 삼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보내려고 자신의 육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희생하신 우리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내조하고 우리에게 꽁보리밥을 맛있게 해주셨던 우리 어머니를 평생 그리워합니다.

아버지는 밤낮으로 화물차를 운전하셨고 어머니는 산으로 들로 헤매시면서 땔감과 산나물을 뜯으시면서 배고픈 우리들 배를 채워 주셨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손수 땔감을 구해 방에 온기를 지펴 따뜻하게 해주셨던 두 분의 품이 그립습니다.

당신들은 그렇게 춥고 배고프고 가난하게 살았었기에 자기 새끼들은 절대로 굶지 않고 사회에서 떳떳하게 살도록 하겠다고 우리 삼 남매가 잠이 든 한밤중에 두 분이서 단둘이 이야기했었던 것이 지금도 귓가에 아른거립니다.

당신들 덕분에 우리 삼 남매는 모두 무사히 대학을 나와 그동안 대기업에 다니면서 이제는 모두 정년을 앞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밤낮으로 화물차 운전을 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었고 과로로 인해 끝내는 뇌졸증으로 반신 마비 장애가 와서 15년을 고생하시면서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15년 동안 반신 불구의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대소변을 가리고 돌보았습니다. 어머니는 그 당시에 연로하신 할아버지의 대소변도 같이 받아내고 돌보셨습니다. 요즘은 요양원이라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모두 어머니 몫이었고 자식들은 모두 도시에 나가 어머니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고생하신 어머니도 올해 그동안 자식과 남편과 시아버지를 돌보면서 고생했던 후유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던 그날 아침, 어머니의 별세소식에 멀리 떨어진 직장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나는 하늘도 너무 무심해 원망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못했던 효도를 정년 퇴직 후 어머니에게 하려고 했는데 하늘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시는지? 어머니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으시고 그렇게 저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깊은 후회와 아쉬움과○ 그리움이 막막함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만큼 자식이 절대로 부모를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았고 부모님을 보살피지 못한 나의 이기적 마음을 이제 나이 60세 가까이 되어서 뒤늦게 알게 되었고 어리석음으로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분들이 해 주었던 우리 삼 남매에 대한 사랑을 나는 내 자식에게 해 주었는가? 그리고 내 자식들이 그들의 자식에게는 또 어떻게 할까?

부모님 생전에 못 한 이 죄를 어디에 갚을까? 그래서 정년퇴직하면 그 분들 처럼 외롭게 사시는 분들을 찾아서 조금이나마 아버지 어머니에게 못했던 것들을 하려고○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매일신문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역 사회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관 [그립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귀중한 사연을 전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시거나 연락처로 담당 기자에게 연락주시면 됩니다.

▷추모관 연재물 페이지 : http://naver.me/5Hvc7n3P

▷이메일: tong@imaeil.com

▷사연 신청 주소: http://a.imaeil.com/ev3/Thememory/longletter.html

▷전화: 053-251-1580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