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천 양궁부 '화살 학폭' 파장…"이번이 처음 아냐, 협회가 활 못잡게 해달라"(종합)

청와대 국민청원, 이틀 만에 1만2천여 명 참여…처벌강화 제도 마련 촉구 목소리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양궁부 선배가 쏜 화살에 맞아 상처가 발생한 B군의 등 모습. KBS 방송 캡처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양궁부 선배가 쏜 화살에 맞아 상처가 발생한 B군의 등 모습. KBS 방송 캡처

경북 예천군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를 겨냥해 활을 쏴 다치게 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중학교 양궁부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쏜 사건, 학교폭력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는 글에는 22일 오후 4시 기준 1만2천여 명이 참여했다. 해당 청원글 마감은 다음달 19일까지여서 참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글을 쓴 청원인은 ▷미성년자의 특정 수준 이상의 폭행 사건은 현행보다 중대한 법적 처벌과 제재 방안 마련 ▷교직원은 학교폭력 사건 즉시 상위기관에 보고 ▷학교폭력 은닉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피해 학생의 친형이라고 밝힌 A씨는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 "협회 분들, 가해자 학생이 다시는 활을 잡지 못하게 해달라"며 "이런 학교폭력 가해자, 활로 제 동생을 쏜 살인 미수범에게는 다시 활을 잡을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궁을 좋아하는 제 동생은 초등학교 4, 5학년 때쯤 주변 선배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다"며 "그때는 가해자를 다른 학교로 전학보내는 것으로 합의됐지만, 예천에 양궁부가 있는 학교는 한 곳 뿐이라 중학교에 가서도 만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예천 양궁부 피해학생의 친형이라고 밝힌 이가 쓴 게시글. 인터넷 캡처
지난 20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예천 양궁부 피해학생의 친형이라고 밝힌 이가 쓴 게시글. 인터넷 캡처

A씨는 이번 사건이 처음이 아니며 조용히 입막음하고 넘어가려한 학교와 체육계의 고질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 측은 "가해자 부모와 학교 측이 '올림픽으로 양궁이 축제 분위기인데, 이번 사건으로 가라앉을 수 있고, 양궁부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합의금과 합의서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9년 경주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도 집단따돌림 등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해 피해 여중생이 정신적 스트레스와 자살 충동까지 느껴 결국 운동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초기에 학부모간 합의가 이뤄진 듯했지만, 피해자 가족이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요청해 절차에 따라 27일 위원회를 열고 처벌 수위 등을 정하기로 했다"며 "피해 학생을 보호하도록 현재 가해 학생과 분리조치했으며,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피해 학생을 상대로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가해 학생을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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