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새 정부 구성을 추진 중인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한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의 대외 홍보창구인 문화위원회 측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아프간의 합법적인 대표 정부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화위원회 간부 압둘 카하르 발키는 "아프간 국민은 오래 계속된 싸움과 큰 희생 후에 외국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결정권을 갖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아프간의 미래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발키는 "아프간에는 리튬 등 손대지 않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며 "한국은 전자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아프간과 함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다"며 경제 협력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 지도자 및 경영인과 만나기를 원하며 경제적·인적 교류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이 국내 언론에 이런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발키는 지난 17일 무자히드 대변인의 첫 공식 기자회견 때 바로 옆에 동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발키는 탈레반이 2007년 아프간 주둔 한국군 고(故) 윤장호 하사를 폭탄 테러로 숨지게 했고, 같은 해 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을 납치했다가 이 가운데 2명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서는 "자결권에 따라 우리 권리를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발키는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군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다"며 "이제 과거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외국인과 일한 모든 이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들이 출국을 원하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들이 떠나지 않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그들이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새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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