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54) 씨는 오후 10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닌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좀처럼 수입이 없자 배달기사 일을 시작한 것이다. 큰 수입은 없지만 쏠쏠하게 들어오는 배달료로 '일 하는 맛'이 난다.
A씨는 "우리 가게는 오후 10시부터 손님이 몰리는데, 피크 시간에 마감해야 하니 요즘은 하루 10만원도 못 번다. 친구가 용돈벌이 삼아 1시간 30분을 배달기사 일을 했더니 3만원 벌었다는 말에 얼른 시작했다"며 "가게가 끝나면 시간도 많으니 큰돈은 못 벌더라도 가게 유지에 보탬이 된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투잡(two-job)에 나서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장사가 어렵게 되자 배달업, 택시 영업 등으로 임대료를 감당하고 있다.
적잖은 자영업자들이 배달 아르바이트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기사 등록·계약만 하면 된다. 장소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예 장사를 접고 낮에는 배달, 저녁엔 택시나 대리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임대료, 직원 관리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B(44) 씨는 "지난 7월까지 국밥집을 하다가 그만두고 택시기사로 전향했다. 운전만 하면 되니 일도 단순하고 무엇보다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좋다. 가게 할 때는 월세를 못 낼까봐 매달 조마조마했고, 탈모까지 왔다"며 "손님이 크게 없어 택시도 잘 되는 편은 아니지만 일한 만큼 벌 수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가게 사장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되기도 한다. 가게 운영은 가족에게 맡기고 다른 식당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다.
대구 북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C(38) 씨는 "재작년 말 대출을 무리하게 내 카페를 냈는데 코로나19가 터졌다.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매달 적자만 쌓이고 있다. 어떻게든 가게를 살리려고 지난 6월부터 동생에게 카페 운영을 맡기고 식당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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