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고위 지도자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탈레반의 카불 장악 당시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사면했으며 귀국도 허용한다고 발언, 시선이 향하고 있다.
▶23일 파키스탄 지오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고위 지도자이자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가 전날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하카니는 "우리는 아슈라프 가니,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함둘라 모히브 국가안보보좌관을 용서했다"며 "탈레반과 세 당국자의 반목은 종교에 바탕을 두고 있었을 뿐이다. 이제는 체제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가니 대통령을 포함, "탈레반과 전쟁을 벌인 아프간의 장군부터 일반인까지 모두를 용서한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하고 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도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귀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일종의 답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셈이다.
탈레반이 가니 대통령에 대해 이 같이 밝힌 것을 두고는 그의 친동생인 하슈마트 가니도 주목되고 있다.
우선 정치인이자 사업가이기도 한 하슈마트 가니가 운영하는 '가니 그룹'이 UAE에서도 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점, 그리고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이 지난 21일 SNS로 퍼진 한 동영상을 통해 포착되면서, 형제가 다른 길을 선택한듯한 뉘앙스를 자아낸 점 등이다.


▶다만 탈레반이 아프간 장악 후 '뒤통수를 치는' 모습을 잇따라 보여주고 있어 가니 대통령 역시 그 대상이 될 지에 눈길이 쏠린다. 탈레반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앞서 아프간 장악 후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 바드기스주 경찰청장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를 처형한 사실이 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영상에는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두 손이 묶여 무릎을 끓고 바닥에 앉은 한 남성을 기관총으로 사살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 언론은 이 남성이 아차크자이 청장이며 지난 18일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탈레반은 아프간 점령 직후 국제사회 및 탈출을 염두에 둔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한듯 "이슬람법 틀 안에서 여성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역시 최근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 없이 외출을 했다가 총격에 숨지는 등 아프간 현지 여성들의 인권은 물론 신변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은 우리나라도 탈레반을 어디까지 믿고 교류할지 선택의 기로 앞에 선 상황이다. 23일 탈레반의 대외 홍보창구인 문화위원회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 받는 것은 물론, 경제 협력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화위원회 간부인 압둘 카하르 발키는 "한국 정부가 아프간의 미래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며 특히 경협과 관련, "아프간에는 리튬 등 손대지 않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한국은 전자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아프간과 함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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