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국내 첫 잠자리 체험관 ‘우포잠자리나라’, 174억 들여 애물단지로 전락

인건비 등 연간 운영비만 수십억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수입은 2019년부터 유료운영 2년간 고작 9천242만원에 불과

창녕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포잠자리나라 전경. 손흥태 기자
창녕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포잠자리나라 전경. 손흥태 기자

경남 창녕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포잠자리나라'가 개관한지 3년 여가 지났지만 인건비 등 운영비만 연간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창녕군에 따르면 우포잠자리나라는 대합면 우포로 333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3만9천484㎡, 건축면적 6천27㎡(연면적 7천156㎡)로 건립돼 왕잠자리 등 12종 잠자리 성충·유충은 물론 물벼룩·깔따구 등 먹이까지 사육실에서 직접 키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 2011년 경남도 모자이크사업에 선정돼 도비 90억원, 군비84억원 등 총 174억원을 들여 2015년 착공해 2017년 8월 준공하고 10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거쳐 2018년 6월 18일 개관했으며 국내 최초 잠자리 체험관이라는 의미를 갖고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총 관람객 수는 9만5천139명(무료 4천514명, 유료 9만625명)으로 2018년은 무료로 6만6천822명, 2019년 유료 2만4천402명, 2020년 유료 3천915명(2개월 운영)이 관람했다.

무료운영기간을 제외하고 정상운영된 2019년 한해 동안 관람인원은 2만4천402명으로 휴무일인 월요일을 빼면 연간 317일 동안 하루평균 77명이 관람한 셈이 된다.

연도별 관람료 수입을 보면 2018년은 무료운영했으며 2019년 7천411만원, 2020년은 1천831만원으로 총9천242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운영인력은 일반직 3명, 임기제 1명, 공무직 7명, 기간제 13명 등 24명에 이르며 인건비만 2020년 8억8천700만원, 2021년 9억5천만원이 들고 시설물 유지관리 등 운영비를 포함하면 매년 20억원 정도 투입된다.

우포잠자리나라는 잠자리를 테마로 한 곤충체험학습관으로 전임 A 창녕군수 공약사업의 하나로 개관 당시 A군수는 "우포잠자리나라는 연간 600만명인 창녕군 관광객을 300만명 더 늘리려는 노력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려면 1일 8천220여 명 정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관람객은 개관 첫해 7월엔 주말 관광객이 최다 6천500여 명을 기록해 창녕관광의 핵심콘텐츠로 부각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하루 평균 77명 정도 관람했으니 신기루를 본 것처럼 추산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수치가 되었다.

이런 전망에 군민들은 관람료 수입에 비교해 운영·유지비가 많이 들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었다며 수백억원을 들여 애물단지로 전락한 우포잠자리나라를 다른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다시 휴관한 우포잠자리나라 입구에 잠자리 조형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흥태 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다시 휴관한 우포잠자리나라 입구에 잠자리 조형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흥태 기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지난해 2월 20일부터 올해 6월말까지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휴관했다고 하지만 "잠자리나라에 잠자리 숫자가 얼마나 되느냐?"며 "사실상 제대로 된 볼거리가 없고 관람객이 줄어 들어 휴관한 것 아니냐"라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창녕군의회도 지난 6월 시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우포잠자리나라를 곤충어드벤처관으로 방향전환을 검토하라"며 "닥터피쉬 도입과 전시자료 AI설명 등 새로운 시도를 모색할 것"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창녕군 관계자는 "전시자료 AI설명과 닥터피쉬 도입은 적극 검토하겠다"며 "멸종위기종 곤충복원과 우포늪 등 주변관광지와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시 휴관한 우포잠자리나라의 찾는 이 없는 빈 공간에 현수막만 보인다. 손흥태 기자
다시 휴관한 우포잠자리나라의 찾는 이 없는 빈 공간에 현수막만 보인다. 손흥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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