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거래 특별조사단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의 부동산 거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101명 중 12명에게서 법령 위반 의혹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24일 국민의힘은 이 가운데 소명이 불충분한 6명(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한무경)을 제명하거나 탈당을 요구하기로 했다.
◆김승수는 피하고, 한무경은 제명
권익위 명단에 포함된 대구경북 의원은 김승수(대구 북구을)·한무경(비례) 의원 등 2명이다. 두 사람 모두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가운데, 김 의원은 당 차원의 징계를 피한 반면, 한 의원은 제명 처분을 받았다.
경북 상주의 논을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후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은 김승수 의원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농지법 9조 4호에 '선거에 따른 공직 취임의 경우 위탁경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주변의 자문을 듣고 증여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임기 수행기간 동안에는 실질적으로 농업경영이 불가능하므로 아버님과 계약했던 동일한 임차인과 동일 조건으로 위탁경영 계약을 하고 있다"며 "권익위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 농지법에 저촉된다고 해석했지만, 저는 농지법상 적법하게 증여받아 위탁경영하고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법 해석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당 농지는 현재도 아버님이 살고 계시는 고향마을 뒷산에 연접한 논으로 총면적 700평, 공시지가 ㎡당 1만9천500원으로 전형적인 농지로 투기와 전혀 무관하다"며 "앞으로 특수본 수사가 이뤄질 경우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를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적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무경 의원은 '끼워맞추기식 조사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의원은 평창 소재 농지를 취득한 뒤 경작하고 있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 의원은 입장문에서 "권익위는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발표하기 전 '경작 여부'와 '농지 형상' 등을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조사했어야 하나, 전혀 그러한 과정 없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한 최근 민주당 모 의원의 농지법 위반 공소시효 도과를 볼 때, 본인 건은 민주당 의원보다 훨씬 과거 시점에 매입한 것"이라며 "당연히 공소사실 도과 결정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권익위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여야동수를 맞추기 위한 끼워맞추기식 조사결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사한 의혹에 휩싸였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무혐의 처분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명백한 부동산 투기는 적어 다행"
국민의힘 내부에선 3기 신도시 투기 등 명백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비교적 적다는 데에 내심 안도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전날(23일) 우리 당 의원이 12명이나 포함됐다는 소식에 대선 정국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었다"며 "다행히 그 중 절반인 6명 정도만 문제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권익위 조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앞서 발표된 민주당 의원 숫자랑 동일하게 우리 당도 12명으로 끼워맞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부동산 투기와 무관한 사안마저 포함시켜 일부 의원들이 마치 투기꾼처럼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6명의 의원을 징계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신속한 결정과 조치를 존중한다"며 이례적으로 호응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의 신속한 조치를 존중하며, 이번 계기를 통해 국민 앞에 부끄럼 없는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반응은 '내로남불'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권익위 조사를 통해 탈당 권유를 받은 민주당 의원 12명 중 출당 조치된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한 10명이 민주당 당적을 그대로 보유 중이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