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납품 비리와 기술 유출, 안전사고 등 각종 문제로 포스코에 바람 잘 날이 없다. 포스코는 한때 '국민 기업'으로, '지역 간판 기업'으로 높이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내부 기강이 무너지고 임직원 윤리 의식이 느슨해지면서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적 여론이 우세하다.
최근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하루 1만 개의 도시락을 납품하던 영세 도시락 업체와 식자재 업체 등 많은 관련 업체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언론 보도는 포스코의 내부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은 포스코와 도시락 제작업체 간 스마트폰 앱 주문을 연결하는 중개업체가 지난 6월부터 대금 정산을 미뤄 오다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춘 게 발단이다. 중개업체 없이 직거래하던 2018년 이전에는 전혀 생각도 못 한 황당한 사태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사건이 터지자 포스코는 도시락 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알아서 법적 대응을 하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도시락 업체들은 "중개업체 이용을 강요하고, 대금 결제도 매주에서 월 단위로 바꾼 포스코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태의 진상을 면밀히 파악해 봐야 알 수 있겠으나 포스코의 갑작스러운 도시락 공급 방침 변경과 이번 사건의 연계성에 대해 의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납품 비리는 포스코의 고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포스코 직원들과 납품업체가 짜고 적지 않은 부당이득을 챙겨오다 관련자들이 잇따라 구속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포스코에 대한 지역사회 평가가 급락한 배경이다.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기업은 제 아무리 규모가 크고 지역 기여도가 높아도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이제라도 기업 분위기와 임직원 기강을 다잡아 올바른 경영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계속 혁신을 미루다 기업 존망마저 위태로워질까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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