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듯 도심 가로수에서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청춘도 뜨거운 열정의 시간이 지나면 차가운 이성으로 재무장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수창청춘맨숀은 올해 세 번째 기획전인 'Spiral Life'전을 다음 달 3일(금)부터 약 3개월에 걸쳐 펼친다. 전국에서 공개모집한 15명의 청년작가들이 참여하고 신경애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학술분과장이 기획을 맡았다. 전시명 'Spiral'(나선형)은 동적인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상징하며 경험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고자 기획됐다.
김효진은 한 개체가 속한 사회에서 어떻게 자신을 보존하는지 탐구하고, 선민정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유기체적 세계관을 표현한다. 성다솜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투영하고, 정선미는 자연 섭리에 비춰 청년의 현재를 성찰하고 가꾸는 삶을 통해 미래를 전망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은진은 자연의 의미를 나와 타인으로 확장하며, 이태동은 숲을 매개로 기억과 정서 속으로 들어온 이미지를 공감각적으로 나타낸다.
강보라는 산불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동물과 식물, 사물의 모든 존재가 불로 인해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는 깨달음을 물티슈로 기록하며, 고영찬은 장소와 관련된 사건과 사고를 축으로 이미 지난 시간의 층위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다. 박선영은 사진과 조각의 경계에 자리한 작품을 통해 경험하고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을 설치하고 있다.
임철민은 익숙한 풍경이 어둠 속에서 사라지고 그 어둠에 자신이 함몰되는 것처럼 느낀 경험을 현재에 재생하고 공유하며, 전영현은 신체 일부를 잃어버려 불완전한 등장인물을 통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불안을 표현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이지숙은 파괴와 재건이 반복되는 자연이 개발되는 풍경에 잠재된 시공간의 응축된 힘을 평면와 영상작품으로 드러내고, 이시아는 방(房)이라는 공간을 통해 내면의 꿈과 안식의 이미지를 반복적 패턴으로 입체화한다. 지윤구는 천막으로 만든 방과 센서를 이용해 관객의 'input'이 작품을 통해 'output'으로 되는 작업을 제안하고, 차지량은 농촌 빈집을 활용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이 머문 빈집의 창과 문을 통해 바라본 모든 것을 담담하게 회상하는 그림과 곡을 선보인다.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젊은 작가들이 펼쳐낸 각자의 작품과 세계관을 읽고 소통해 보는 게 이번 기획전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28일(일)까지. 053)252-2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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