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이틀, 실내악 등 소규모 음악 공연이 많이 열리는 공연장은 올해 연말까지 비워진 일정이 없다. 공연 일정만 봤을 때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많은 공연 중 젊은 음악인들의 공연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연기획 업무를 맡다 보니 진흙 속에 가려진 진주와 같은 유망한 연주자를 찾고 앞으로 있을 기획공연 출연진으로 섭외하기 위해 젊은 음악인의 공연을 관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관람한 젊은 음악인들의 공연에서 연주 외적인 부분으로 여러 차례 아쉬움을 느꼈다. 바로 무대 매너다. 훌륭한 연주력을 가졌음에도 관객 앞에서 보이는 여러 행동이 아쉬웠다. 좋은 연주를 선보인 뒤 관객의 박수를 받고 들어간 대기실에서 출연진끼리 "브라보"와 환호성을 외치며 자화자찬하고, 다음 스테이지 출연진에게 "화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객석으로 고스란히 들려왔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관객에게 들려준 좋은 연주마저 잊게 했다. 서로를 격려하고 싶은 마음을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담아 놓고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공연장에서는 출연진의 무대 매너와 객석의 관객 매너가 조화를 이루어 좋은 공연을 만든다. 그리고 관객 매너는 출연자의 무대 매너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은 데이트 장소에 나가는 것과 같다. 연주 시간 동안 사람들이 날 사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는 조수미의 말처럼 그만큼 무대에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대 매너는 무대 출입구가 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무대를 향한 당당한 걸음걸이, 객석 전체를 보며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짧은 시간 내에 관객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리고 최고의 매너는 자신감 있는 연주다. 이어지는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대기실에 들어갈 때까지 무대 위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이처럼 연주와 함께 얼굴 표정, 몸가짐 하나하나가 공연의 감동을 키울 수 있다. 매너는 한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자기 모습을 관찰하고 예행연습을 해야만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를 표현할 수 있다.
객석에서 지켜야 할 매너들은 무엇이 있을까. 관객의 매너는 제시간 입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여유롭게 도착해 미리 프로그램을 보며 공연을 감상할 준비를 해야 한다. 최근 '안다 박수'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말 그대로 '곡의 종료 시점을 알고 먼저 박수 치는 것'이다. 음악에 흠뻑 취해 있는 연주자와 청중의 집중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연주자가 관객에게 인사할 때 박수치면 된다. 이처럼 기본적인 관람 예절과 함께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가 생각난다. 인간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매너가 중요하듯, 공연장에서도 연주자와 관객 간의 좋은 매너가 뒷받침돼야 완벽한 공연을 만들 수 있다. 공연의 기본 매너를 잘 지켜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좋은 무대를 만드는 성숙한 공연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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