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삼영초등학교가 공립초교 중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제 바칼로레아(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아 눈길을 끈다.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대구 도심 외곽에 자리한 곳이어서 더욱 의미 있는 일이란 평가다.
삼영초교는 30일 IB 월드스쿨 현판식을 연 데 이어 기념행사와 공개수업을 진행했다. IB는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고 논·서술평가에 무게중심을 두는 국제 인증 교육과정. 국제 바칼로레아본부(IBO)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161개국 5천465개교(2021년 1월 기준)에서 운영 중이다.
삼영초교는 2018년 IB PYP(Primary Years Programme·초등과정) 관심학교로 이 프로그램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1월 후보 학교로 승인받았고, 지난 18일 IBO로부터 최종적으로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이로써 경북대사범대부설초·중학교와 함께 인증학교가 3곳으로 늘었다.
현재 대구에선 인증학교 3개교 외에도 기초학교 51개교, 관심학교 6개교, 후보학교 12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9월 중 경북대사대부고, 포산고, 대구외국어고가 추가로 인증받을 예정이다.
삼영초교가 인증을 받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IB는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에서나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편견을 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교원들조차 대구 외곽에 자리해 교육환경이 뛰어난 편이 아닌 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가능하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 주도형 탐구 수업을 실현하려고 교실 수업 개선에 집중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김영주 수석교사는 "처음 수업을 공개하고 불편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자존심도 상하고, IB가 뭐기에 아무 문제 없이 잘 해온 수업을 변화시켜야 하나 생각도 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수업을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변화는 이어졌다. 교사 간 협력에 기반한 교육과정 설계와 수업 공개 및 성찰에 더해 온라인 학습의 질을 높이려고 쌍방향 화상 수업을 진행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학습 '피드백'도 강화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IBO의 현장 컨설팅에서 수업 관찰, 교육공동체 인터뷰, 학교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개선할 필요가 없다는 '우수' 평가를 받았다.
황정하 삼영초교 교장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좋은 수업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면서 IB 월드스쿨이 됐다"며 "학생이 주인공, 수업이 중심, 교원과 교육공동체의 협력이 어우러지는 학교 문화를 갖추게 됐다"고 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삼영초교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공립초교다. 그런 곳 중 처음으로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희망 학교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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