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회적경제]"나도 일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청소하는마을

고령·저소득층에 번듯하고 든든한 정규직 일터
코로나19 이후 방역·소독 사업도 활발히 전개

[{IMG01}]

올해로 본격화 8년차를 맞은 대구시 사회적경제 육성정책의 열매가 하나씩 열리는 모습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대구시 사회적경제 기업은 1천40개, 매출액은 1천610억원, 창출된 일자리는 7천972개에 달한다. 2014년 기업수 462개, 매출액 760억원, 일자리 4천400개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사회적경제는 자본 중심의 시장원리에서 벗어나 사람과 노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한다. 대구시는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해 2014년 전담부서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하고 2015년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이듬해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대구시의 지원 속에 성장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일반 기업이 하지 못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대구 사회적경제를 빛내는 대표적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소개한다.

청소하는마을은 고령층 여성 등 취약계층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한다. 회사 직원 오리엔테이션 모습. 청소하는마을 제공
청소하는마을은 고령층 여성 등 취약계층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한다. 회사 직원 오리엔테이션 모습. 청소하는마을 제공

대구 수성구의 사회적기업 청소하는마을은 고령·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여성을 주로 고용하는 청소·방역 전문기업이다. 고용형태가 불안정한 사례가 많음 업종임에도 고용취약계층, 장애인, 55세이상 고령자 등 취약계층 직원 38명을 포함해 48명 전원에게 든든한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장이다.

청소하는마을의 출발은 이 회사 박정옥 대표 스스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는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고 왼쪽 청력마저 약한 청각장애인이다. 한때 기초생활수급을 받아야 했지만 주민센터 청소를 맡은 것을 계기로 수성구지역자활센터 청소사업단에 참여, 새 기회를 잡았다.

박 대표는 자활기업 청소하는마을 조합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표가 됐다. 이후 회사는 2012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2018년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탄탄하게 성장했다. 2017년 '대구형 히어로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사업' 지원기업으로 선정되며 기업 역량이 한층 강화된 덕이 컸다.

박정옥 청소하는마을 대표. 청소하는마을 제공
박정옥 청소하는마을 대표. 청소하는마을 제공

현재 청소하는마을의 주력업종은 바닥관리, 입주 및 이사청소 등 종합청소대행, 외벽청소, 시스템 냉·난방기청소 등 특수클리닝 분야다. 공공기관 등 민원인의 왕래가 잦은 공공시설물 위생환경관리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대구시 행정복지센터 및 구청, 유치원, 학교, 공공기관 다수가 청소하는마을의 고객이다.

청소 및 방역용품 유통도 하고 있다.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성, 편의성, 신뢰성이 높은 제품을 엄선해 불필요한 구매를 최소화하고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방역 소독 및 해충방재 브랜드 '자버'를 내놓기도 했다.

박 대표는 청소하는마을은 사회적기업이라는 간판만을 내세워 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발휘한다. 그는 "우리가 사회적 기업이니 선택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맡은 책임을 다했고 좋은 평판을 쌓은 덕분"이라고 했다.

사회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연말 수성구청에 이웃사랑성금 700만원을 전달한 것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하는 등 나눔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박 대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적기업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