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열차 예매는 시작됐는데 고향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31일부터 추석 열차표 예매가 본격 시작됐지만 정부가 추석 방역대책을 아직 내놓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방역대책 발표가 늦어지면서 추석 귀성객들이 고향 방문 여부와 교통편 구하기, 차례 음식 마련, 가족과 일정 조정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코레일)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KTX·ITX-새마을·무궁화호 등의 추석 연휴 열차 승차권(9월 17일~22일)을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석 연휴 가족모임을 제한할지 등을 담은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다음 달 3일 발표하기로 하면서, 열차 승차권 예매를 앞둔 시민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31일 이전에 방역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인원 제한 등에 대한 가닥을 잡지 못하면서 발표를 미뤘다.
대다수 시민은 일단 열차표 예매 전쟁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미 백신 접종자는 사적모임 인원에 포함이 안 된다는 '백신 인센티브'가 있기에 추석 모임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부터 고향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사람도 많다.
서울에서 생활 중인 송모(28) 씨는 "부모와 조부모 모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백신을 맞으면 모임 참여가 가능해 추석 가족 모임도 안 될 게 없다. 지난해는 부모의 만류로 고향에 가지 않았지만, 조부모가 편찮아 올해는 무조건 얼굴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승차권 예매 전쟁에 스트레스가 컸던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형제끼리 고향을 찾는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부 전모(30) 씨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코로나가 터져 작년 명절은 가족끼리 모이지도 못했다. 이번은 백신도 맞아서 동생네랑 같은 날에 방문할까 싶었는데 정부가 아직 방역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동생네와 친정 방문 날짜를 겹치지 않게 조율 중이다"고 했다.
명절을 준비하는 부모들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추석 전에 벌초를 해야 하는데 인원 제한 탓에 자녀를 부를 수 없고, 추석연휴에는 가족 구성원을 나눠서 산소를 찾는 이른바 '쪼개기 성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모(75) 씨는 "벌초를 해야 할 곳이 많은데 인원 제한으로 자녀들을 부르기도 어려워 결국 동장의 도움을 받아 벌초를 하려고 한다"며 "성묘도 식구를 나눠 쪼개기로 가야 한다. 사람이 많은 명절을 피해 일찍 성묘를 다녀오고자 지금부터 음식을 준비하려 하지만, 자녀들이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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