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제 폭력 없는 학교 체육 행정의 틀을 갖출 때다

경북 예천중 양궁부에서 최근 불거진 학교 폭력과 관련,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이 잇따르고, 양궁부 지도자의 폭언도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사건이 일파만파이다. 공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선수 기량 향상과 우수 선수 양성이 목적인 학교 체육부가 자칫 학폭 사각지대나 일탈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학교 체육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학폭을 계기로 가해자 처벌 강도와 학교 체육 행정의 틀을 바꿀 고민이 필요한 까닭이다.

지난 20일 예천중학교에서 양궁부 선배 학생이 쏜 화살로 후배가 다치는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현재까지 모두 7명이 같은 학생에게 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같은 학교 양궁부 지도자의 폭언 피해 주장까지 나왔으니 예천중으로서는 설상가상으로 난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이런 피해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는 조사로 밝혀지고 처벌도 이뤄지겠지만 이번 사건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양궁부 학폭 사건을 계기로 학교는 물론, 경상북도교육청에서는 재발을 막을 정도의 엄중한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 대한양궁협회에서조차 서둘러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고자 한다"면서 강한 조치를 약속한 것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나라의 양궁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이번 학폭으로 좋아한 양궁을 아예 포기하는 등 피해 학생과 학부모가 겪었을 고통과 후유증을 감안해 그들에게 재기의 기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은 경북체육회와 양궁협회 등과 함께 이번 학폭을 계기로 선수 학폭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선수끼리 서로 배려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기력의 동반 향상으로 선수 본인과 가족은 물론, 소속 학교와 해당 지역의 명예까지 드높이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학교 체육 행정의 틀을 짜는 고민을 해야 한다. 기량과 인성(人性)을 겸비한 선수 양성을 위한 체육 행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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