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영진 기자의 장비 탐구생활] <21> 가장 위대한 골퍼 벤 호건, 그를 계승한 PTx·Ft.Worth 아이언

벤호건 골프 2015년부터 새롭게 돌아와
온라인 직접 판매로 유통구조 변경… 소비자 구입가 저렴해져

미국 텍사스에 있는 벤호건 골프에서 발매한 대표 모델 PTx 아이언의 모습. PTx 아이언은 기존 머슬백 아이언 등 정밀한 아이언만 만들어 온 벤호건 골프에서 게임 개선용으로 제작한 모델이라 의미가 더 크다. 김영진 기자
미국 텍사스에 있는 벤호건 골프에서 발매한 대표 모델 PTx 아이언의 모습. PTx 아이언은 기존 머슬백 아이언 등 정밀한 아이언만 만들어 온 벤호건 골프에서 게임 개선용으로 제작한 모델이라 의미가 더 크다. 김영진 기자

"골프를 아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

우리는 그를 벤 호건(Ben Hogan)이라 쓰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한 명이라고 부른다.

벤 호건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국내 골퍼 중 아직도 그의 이름을 딴 골프채가 출시되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1953년 설립된 벤호건 골프는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성능'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골프채를 제작하는 업체 중 하나다. 경영적인 측면으로 잠시 신규 골프채 발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5년부터 PGA 쇼를 통해 복귀한 후 새로운 모델을 매년 출시 중이다.

벤호건 골프의 대표 아이언은 'PTx'와 'Ft.Worth' 등 2가지 모델이 있다.

PTx는 머슬백 타입인 Ft.Worth 15 아이언을 조금 더 게임 개선형 아이언으로 만든 캐비티백 모델이다. PTx 아이언은 Ft.Worth와 비교했을 때 얇은 탑 라인과 최소한의 오프셋을 가지고 있다.

벤호건 아이언의 특징은 초기 구매 시 골퍼가 원하는 로프트를 선택할 수 있는 데 있다. 피칭(P) 웨지 기준으로 로프트를 44~46도 등 원하는 각도를 선택하면 4도 간격별로 아이언 로프트가 구성된다.

벤호건 골프의 아이언은 2015년 재발매를 시작하면서 솔 부분에 번호가 아닌 로프트 각도를 표시하는 변혁을 추구했다. 하지만 현재는 골퍼들의 요구와 불편호소로 다시 번호로 표기 중이다. 김영진 기자
벤호건 골프의 아이언은 2015년 재발매를 시작하면서 솔 부분에 번호가 아닌 로프트 각도를 표시하는 변혁을 추구했다. 하지만 현재는 골퍼들의 요구와 불편호소로 다시 번호로 표기 중이다. 김영진 기자

벤호건 아이언은 2015년부터 솔 부분에 번호를 대신해 실제 로프트를 표기하기도 했는데 이는 국내외 골퍼들에게 단점으로 손꼽힌다. 해외에서는 캐디가 없이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없지만, 국내에서는 캐디들이 벤호건 아이언에 적응하지 못해 여러번 물어보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현재 벤호건 아이언은 다시 번호로만 표기 중이다.

PTx 아이언은 번호별로 속이 빈 중공구조를 취해 관용성과 비거리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매우 뛰어난 비거리용 아이언이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공이 스위트스팟에 맞았을 때 손에 전해지는 느낌은 깔끔한 편이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벤 호건의 트레이드 마크인 헌팅캡을 쓴 모습이 각인 돼 있어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복고풍)에 걸맞아 보였다.

이에 반해 Ft.Worth 아이언은 전통적인 머슬백 아이언의 표본과 같은 모델이다. 머슬백형 아이언이지만 클럽별로 솔의 바운스가 다양하고 정밀한 아이언을 원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제품이었다.

대부분 골퍼가 단조 아이언을 최고라고 치는데 일본에서 만든 단조 제품은 스위트스팟에 공이 맞을 때 '찹'이라는 소리가 난다면, 미국 제품은 '딱'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같은 단조라도 국가별로 골퍼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벤호건이 2015년 PGA 쇼에서 복귀하며 첫 선을 보인 Ft.worth 15 아이언의 모습. 벤호건의 Ft.worth 아이언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 모델을 재발매 하기도 했다. 김영진 기자
벤호건이 2015년 PGA 쇼에서 복귀하며 첫 선을 보인 Ft.worth 15 아이언의 모습. 벤호건의 Ft.worth 아이언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 모델을 재발매 하기도 했다. 김영진 기자

하지만 벤호건 Ft.Worth 아이언은 미국 아이언 중 특이하게 '찹'에 가까운 손맛을 제공한다. 과장되게 비교하자면 뜨거운 나이프로 버터를 부드럽게 베어내는 느낌이다. 국내 골퍼들이 아주 좋아하는 손맛일 것으로 생각된다.

페이스 또한 CNC밀링을 통해 그루브가 이중으로 돼 있어 마치 웨지와 같은 스핀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검은색의 블랙(Black)과 기존 크롬색의 화이트(White)모델도 선보이고 있는데 벤호건의 블랙 아이언들은 내구성이 강해 칠 벗겨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사용한 가죽 제품처럼 자연스럽게 전체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은은한 멋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벤호건 골프는 오프라인 판매 없이 온라인으로만 유통되기 때문에 기성브랜드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국내에서는 공식 발매되지 않았지만 가성비와 희소성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공식홈페이지에서 직접 주문하는 골퍼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게임 개선 능력이 탁월한 아이언인 엣지(Edge) 모델도 신규 출시하는 등 벤호건의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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