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장·당내 신중파 향해…與 강경파 '도 넘은 공격' 눈살

욕설·장애 비하, 문자·무차별 인신공격 난무…여론 등 돌리는 단초 제공할 수도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일촉즉발의 여야 대치정국에서 한 발 물러서며 언론중재법 추가 협상의 문을 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법안 강행처리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안하무인(眼下無人)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안처리에 반대하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 신중론을 주장하고 있는 인사들을 향해서도 무차별 인신공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여당 내 일부 강경파들의 잇따른 무리수가 언론중재법으로부터 여론이 등을 돌리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30일 언론중재법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자 민주당 초선인 김승원 의원은 31일 새벽 자신의 SNS에 박병석 국회의장을 거명하면서 'GSGG'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삭제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김 의원은 "도대체 뭘 더 양보해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을 제대로 통과시킬 수 있는지. 모든 직을 걸고 꼭 제대로 더 세게 통과시키겠습니다"라면서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썼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사용한 'GSGG'라는 단어가 우리말로 '욕설'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김 의원은 7시간 뒤 이 표현을 삭제했다. 문제가 커지자 김 의원은 "정부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쓴 표현인데 비속어라는 지적이 나와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숙지지 않자 김 의원은 결국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박병석 의장에게 직접 사과했다.

'법안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당내 중진 이상민 의원도 강경파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3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은 사실을 전하며 "제게 문자가 오는 메뉴는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것인데 제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요새는 '못 간다'고 답장한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 의원은 "문자메시지 중 자신의 신체장애에 대한 언급도 있다"며 "사생활과 가족에 대해서 언급하면 좀 섬뜩하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대권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언론중재법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박용진 후보도 연일 당내 강경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이렇게 밀고 나가는 듯하면 또다시 독선적이라는 비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정무적으로도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내 강성 당원들은 이상민·조응천·노웅래·오기형·이용우·박용진·박재호·장철민·송기헌·이소영 등 민주당 현역의원 10명을 '언론 10적'으로 규정하고 문자폭탄을 퍼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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