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로봇 테스트필드 대구 유치는 '로봇도시 대구'로 가는 기폭제다.
테스트필드 유치로 지역 로봇기업은 한 단계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업계에선 국내외 로봇기업이 대구로 속속 이전하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대구 로봇산업은 지금까지 기업들의 노력과 대구시 지원으로 업체 수와 매출액 등이 '비수도권 1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로봇기업의 면면에 대해 자세히 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 매일신문은 지역 로봇기업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구 로봇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첫 주자는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다. 김 대표는 "테스트필드 유치에 실패했다면 공든 탑이 무너질 뻔했다"며 "한결같이 로봇산업을 키워온 대구로 테스트필드가 온 것은 그야말로 화룡점정"라고 했다.
-로봇 테스트필드가 대구로 왔다. 소감은?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진다면 대구가 선정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시는 그간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로봇산업을 '가야 할 길'로 규정하고 꾸준히 육성해왔다. 갑자기 숟가락을 얹는 게 아니고 주기별 육성정책을 순서대로 해왔다. 산학연을 중심으로 지역 로봇 커뮤니티도 유치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봤다.
-테스트필드가 왜 중요한가?
▶서비스로봇을 상용화하려면 인증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직 서비스로봇 기업은 영세한 곳이 많다. 이런 기업이 여러 단계의 테스트를 받으려면 엄청난 비용과 공간, 인력이 필요하다. 테스트필드를 이용하면 스타트업도 제품을 부담 없이 시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유치 과정에서 외국 로봇기업들도 테스트필드를 사용하겠다는 확약서를 협회에 보내왔다. 제3자 입장에서 볼 때 테스트필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그만큼 이번 사업은 업계의 관심이 컸다.
-가장 큰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로봇산업이 성장하면서 지역 산업구조가 개편되는 것이다. 서비스로봇은 기본적으로 IT산업에 기반을 둔다. IT기업은 서비스로봇에 필요한 콘텐츠와 편의성 등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은 진동, 고열, 전력 등 외압에 견딜 수 있는 강건 설계가 필요하다. 이런 전통 기계산업은 대구가 강하다. 즉 테스트필드를 계기로 로봇산업이 성장하고 동시에 IT산업과 기계산업이 협력하면서 새로운 밸류체인(가치사슬)이 형성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아진엑스텍 얘기로 넘어가보자. 모션제어 분야가 생소할 수 있는데 간단히 설명해 달라.
▶로보틱스는 기본적으로 인식-판단-동작의 3요소로 이뤄진다. 모션제어기는 기계가 정밀하고 빠르게 움직여 높은 수율을 내도록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단일 기계가 특정 동작만 반복해 모션제어의 중요성이 높지 않았는데, 기계가 움직이고 여러 대가 동시에 작업하는 등 고도화되다 보니 이 분야가 중요해졌다. 아진엑스텍은 이 모션제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봇과 관련한 아진엑스텍의 핵심 비전은 무엇인가?
▶인식-판단-동작의 3요소와 별개로 로봇에 필요한 '예지보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예지보전은 로봇에서 발생하는 온도 변화나 전류 흐름, 떨림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조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확산으로 로봇이 보급되면 예지보전 기능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될 것이다. 이미 일부 사업장에 예지보전 기능을 하는 '엣지 디바이스'를 납품하고 있다.
-'이동식 협동로봇 실증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달 말 아진엑스텍 본사에 전자부품 생산현장의 물류 공정에서 이동식 협동로봇을 사용하는 시험 공간을 구축한다. 현재 산업현장에서 로봇은 안전기준 부재로 이동 중에는 작동이 불가하도록 규제돼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이동식 협동로봇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동식 협동로봇은 스마트팩토리 구현의 핵심이기도 하다.
-메타버스(Metaverse)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다른 버스는 놓쳐도 메타버스는 놓치면 안 된다. 스마트팩토리에 적용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다른 기관과 협업해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팩토리 생산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메타버스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메타버스는 인터넷처럼 분명히 우리 앞으로 다가올 일상이다.
-대구경북 로봇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굉장히 희망적이다. 다만 국내외 로봇기업을 대구경북에 유치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는 이제 테스트필드 유치로 모든 로봇 인프라가 깔렸다. 기업들도 이제 대구가 '로봇하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다. 몇몇 기업을 유치하기 시작하면 '대구 러시'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앞으로 아진엑스텍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
▶1995년 창업 이후 모션제어를 셋업하는 구축기를 거쳐 성장기를 지나 지금은 로봇제어 분야로 왔다. 제어기술은 4차 산업혁명 모든 분야에 꼭 필요한 만큼 빅데이터와 AI엔진을 활용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한다면.
▶대구 산업은 자전거에서 발전해 자동차부품으로 왔고 이제는 전기·자율차로 이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이 꼭 필요하다. 로봇산업이 성장하면 자동차산업 등 다른 산업도 함께 성장한다.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로봇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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