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려있던 문화예술 향유자의 보상 소비 심리와 더불어 MZ세대까지 관심이 더해지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6년 미술시장 호황기 이후 새로운 변화는 과거 '큰손'으로 불리던 일부 컬렉터들의 한정된 구매에서 젊은 애호가로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미술품 경매장이나 아트페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디지털 아트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간송미술관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며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디지털화한 작품인 NFT를 발행했다. 발행 토큰 수는 모두 100개이며 개당 1억원에 판매되고 있다. 3월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팝 아티스트 마리킴(Mari Kim)도 NFT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작품 'Missing and found'를 5천만원에서 시작해 6억원(288이더리움)에 최종 낙찰하는 기록을 세웠다.
NFT(Non-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기존의 가상 자산과 달리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식별 번호를 부여하여 서로 교환하거나 위조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예술시장에서는 일종의 디지털 정품 인증서 역할을 하고 있다.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리는 이러한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기술로 자산 소유권을 명확히 함으로써 게임, 예술품, 부동산 등의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NFT가 이처럼 비싸게 팔리는 이유는 투자 목적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상에 공개된 작품이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NFT의 가치는 점차 상승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디지털 아트를 온라인상에서 다 함께 공유할 수는 있지만, 소유권은 오직 소장가에게 있다는 시스템의 절대적 매력도 한몫을 하는 셈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토큰형 가상 자산과 달리 NFT는 실물과 연계할 수 있고 가치를 갖는 모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시각적 요소 또한 미술 애호가들에겐 큰 호감을 얻는 요소가 된다.
대부분의 가상 자산은 복제를 통해 끝없이 재생산될 수 있지만 각각의 NFT는 소유한 디지털 인식 값 덕분에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원작을 만들 수 있어 희소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에 기록된 NFT는 영구히 남아도 거래 플랫폼이 사라지면 해당 NFT로 접속하는 링커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어 기술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명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NFT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작품의 소유권과 2차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저작권은 서로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시스템 보완에 좀 더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예술은 인류와 함께 변화와 충격 속에서 늘 새로움을 개척해 왔다. NFT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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