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준석, MBC노조에 사과 "GSGG 표현 나올 정도로 강행처리 의지 강해, 현장 비울 수 없었다"

"필리버스터보다 100분 토론으로 문제 해결하고 싶었다"
"민주당, 토론 진행 중 강행 처리 없다는 입장 밝혔어야"
"시청자·방송사 약속 못 지켜 죄송…언론 자유 지키기 위한 선택"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연합뉴스

전날(30일) 방송 시작 30여분을 앞두고 '100분 토론' 출연을 거부하자 이에 대해 오늘(31일) MBC노조(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이준석 대표가 답을 내놨다.

이날 오후 7시 9분쯤 MBC노조가 "시청자를 모독한 이준석 대표의 저열한 '정치질'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을 두고, 2시간정도 만인 이날 오후 9시 5분쯤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고 밝혔다.

▶어제 오후 10시 35분부터 MBC TV에서 방송될 예정이었던 '언론중재법 충돌, 여야 당대표 토론' 주제 '100분 토론' 생방송에는 이준석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출연을 거부하면서 방송 자체가 불발, 대체 편성이 이뤄졌다.

이를 두고 MBC 노조는 "제1야당 대표가 예정돼 있던 TV 생방송 토론을 방송 직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준석 대표는 심지어 자신이 방송 펑크를 내면서 생기게 될 방송 시간 공백에 대해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고 답했다.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그 저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제 야당 대표 이준석은 '백 분 토론'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저는 당연히 강행처리에 저항하는 우리 당 의원님들의 무제한 토론보다 백분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어제 오후 이른 시점부터 민주당이 강행처리 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40분 전 불참 통보를 한 것이 아닐뿐더러 주기적으로 연락한 백 분 토론 제작진에게 '오늘 국회 상황상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계속했지만, 마지막까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토론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애초에 백 분 토론 제작진에서 송영길 대표와 저를 초대한 것은 입법 전에 국민들에게 양당의 입장을 상세히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돕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언했던 대로 어제 처리를 진행했다면 백 분 토론 자체가 희화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론하자고 해놓고 그 진행 중에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도 않고 민주당은 명백히 토론 진행 중에 강행처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일 오후)5시부터 반복된 4차에 걸친 협상 끝에 민주당과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된 것은 저녁 10시 30분 경이었다. 방송 시작 시간인 10시 30분을 지나서 당일 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 내 분위기는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었고, 결국 합의안이 나온 이후에는 민주당의 김승원 의원이 합의에 역할을 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GSGG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강행처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 와중에 제가 국회 현장을 비울 수는 없었다"고도 했다.

GSGG는 30일 언론중재법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직후인 31일 새벽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쓴 표현으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 글은 GSGG라는 표현을 빼는 등 수정도 이뤄졌다가 현재 삭제된 상황이다.

김승원 의원은 수정본에 대해 설명하는듯 GSGG라는 표현과 관련, 이날 한 언론에 "정부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쓴 표현이다. 영어로 Government serve general G"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승원 의원은 100분 토론에 송영길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최형두 의원이 섭외됐다.

김승원 의원은
김승원 의원은 'GSGG'라는 단어가 욕설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의장님'이라는 호칭과 'governor'를 넣어 내용을 수정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30일 결방된 MBC
30일 결방된 MBC '100분 토론'의 토론 주제와 패널 등 관련 정보. MBC 홈페이지

▶이준석 대표는 글 말미에서 "제가 방송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방송사의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가면서까지 방송 참석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규탄한다. 또한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시청자 및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토론 불참에 대해 사과드리고 언론재갈법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MBC노조의 노력을 우리 당은 적극 응원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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