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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환 변호사 '숲·산·사람' 있는 시화집 2권 출간

"기쁨·위안 되는 일…정치인들이 할 일"

시집을 발간한 정상환(57) 변호사가 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시집을 발간한 정상환(57) 변호사가 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정상환(57) 변호사가 '시집'을 냈다. 책자 형태의 두 권으로, 정휴준 대구가톨릭대 연구교수의 그림과 함께한 시화집이다.

대구 능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 대구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친 정 변호사는 대구 수성구에서 지난 2019년 총선에 출마하는 등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이번 발간도 정치적인 맥락에서 이해된다. 하지만 정 변호사의 책은 유독 관심을 받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인들이 회고록 등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굳이 '시집'을 발간하고 출판기념회도 하지 않는 정 변호사의 사례가 이색적이어서다.

더욱이 책에 실린 시 가운데서는 정치와 관련된 내용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산이나 숲 같은 자연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1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률사무소에서 만난 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아마추어고, 시의 수준은 높지 않다. 습작 수준의 작고 짧은 시"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시집을 낸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이 잠시나마 위안을 받거나, 주말에 가까운 산이라도 가볼까 하는 그런 여유를 주고 싶었다. 정치와 상관없이 그렇게 된다면 시를 쓴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 변호사가 시를 쓰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의 길을 걷고자 고향 대구로 내려왔지만 현실정치의 맛은 쓰디썼다. 그 쓴 맛을 달래보고자 매일 아침마다 범물동 자택 근처에 있는 용지봉을 올랐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정 변호사의 시에는 용지봉과 범안로, 범어동처럼 대구시민에게 익숙한 단어들이 많이 들어갔다.

시집을 발간한 정상환(57) 변호사가 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시집을 발간한 정상환(57) 변호사가 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김근우 기자 gnu@imaeil.com

정 변호사는 "눈 오는 날 아침 일찍 용지봉을 가 봤는데, 이미 다녀간 발자국들이 수없이 찍혀 있었다. 이른 아침이어서 나만 가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부지런한 사람이 엄청 많았던 것"이라며 "그런 자연의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 모습하고도 다르지 않다 느꼈고, 작게나마 시로 옮겨봤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시집을 냈다는 사실이 이례적이라는 질문에 정 변호사는 "정치는 종합 예술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들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윤택하게 하는 게 정치인의 할 도리"라며 "대단한 시집은 아니지만, 이런 시들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위안이 된다면 저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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