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여당과 언론중재법 개정안 교섭을 실질적으로 담당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이 2일 "이제는 언론의 시간이기도 하다. 국민께 언론재갈법이 통과돼선 안 된다고 알리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재갈법 막는 건 결국 민심"
추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가진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극적으로 합의한 언론중재법 상정 연기와 관련해 "만약 여당이 협의체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또 다시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국민의힘은 물론 언론계도 앞장서서 이를 강력히 저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여야는 지난달 31일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을 이달 27일로 미루고, 양당 의원 각 2명과 각자 추천한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 '언론중재법 협의체'를 꾸려 추가 협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여야 지도부는 지난달 30일~31일 이틀간 무려 다섯 차례나 회동하며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원내수석인 추 의원이 민주당과의 교섭 창구 역할을 맡았다.
추 의원은 "향후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 하나는 협의체에서 여당의 불순한 언론 장악 시도를 막는 제대로 된 법을 내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압도적인 반대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담판은 여야가 하게 되겠지만,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막는 건 결국 민심"이라고 했다.

◆"대여 협상, 배수진 전략으로 임해"
지난 5월 2일 김기현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원내수석에 임명된 지 이날로 정확히 넉 달째가 된 추 의원은 지난 7월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데 이어 언론중재법 '8월 처리' 방어도 성공, 입법 폭주를 이어가는 거대여당을 상대로 '2전 2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두 협상 모두 원칙을 가지고 배수진을 친 게 주효했다. 상임위원장 재배분 때는 법사위원장직을 돌려주지 않으면 상임위원장직 몇 개 돌려받는 것에 절대 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앞세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당이 상임위 재배분에 합의한 후 곧 문체위원장을 야당에 돌려주게 되자 언론중재법 통과를 속전속결로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저지하고자 법안 내 독소조항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여론을 환기했고, 어떤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아선 안 된다는 원칙을 끌고 갔다"고 했다.
◆"사퇴쇼? 뭐 눈엔 뭐만 보여"
추 의원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친의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을 지적받고 전격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사퇴쇼'라며 윤 의원을 깎아내리고 있는 민주당을 두고는 "뭐 눈에는 뭐 밖에 안 보인다"며 "앞서 권익위 발표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윤 의원 사퇴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해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여당 지도부와 박병석 국회의장께 가급적 빨리 처리하자는 뜻을 전달한 상태"라며 "이달 내로 윤 의원 사퇴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했다.
추 의원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둘러싼 당내 후보 간 내홍에 대해선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원내수석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의견 피력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답변을 피했다.

◆"홍의락 부시장, 임명부터 적절치 않아"
반면,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현 대구시당위원장이기도 한 추 의원은 "개인적으로 민주당 의원을 지낸 분을 대구시 경제부시장에 임명한 것 자체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과 당원께서도 불만이 많았다. 홍 부시장이 나름 애를 많이 쓰셨겠지만, 애초 부시장직을 맡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내년도 대구시 국비확보와 관련해 "정부 편성안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 국회가 부족한 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여야정이 예산안을 최종 마무리 지을 때 원내수석인 제가 참여하는 만큼, 지역 의원들과 협력해 대구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내수석직, 개인적으로 큰 기회"
끝으로 추 의원은 김기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원내수석직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기회"라고 표현했다. 야권의 대표적 '경제통', '정책통'으로 불리는 추 의원은 초선이었던 20대 국회에서 재선만 맡던 관례를 깨고 기재위 간사에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여의도연구원장, 정책위부의장 등 당내 핵심 요직을 꿰차오고 있다.
그는 "원내수석은 국회 여야 협상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정치 현안, 특히 정책 전반에 대해 모든 걸 꿰뚫고 있어야 한다"며 "정치의 본령이 국회이고 국회는 곧 여야 협상과 다름없는데, 그걸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각 상임위 간사들과 수시로 소통하기 때문에 정책과 관련해선 어느 의원들보다 많이 알고 있는 입장"이라며 "평생 정책을 한 것이 원내수석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내수석 임명에 앞서 유력한 정책위의장 후보로도 거론된 추 의원은 "사실 재선의원이 맡을 수 있는 최고의 자리가 원내수석이다. 정책위의장을 재선 때 하면 3선 때 도전할 당직이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 맡은 자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차후 정책위의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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