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후배 공무원들을 보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네요".
지난달 31일 오전 전주시청 시장 비서실에는 구순(九旬)이 넘은 백발이 남성이 찾아왔다. 버거운 발걸음을 떼며 들어온 이 남성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봉투를 하나 꺼냈다. 봉투에는 '코로나 예방 공무원 격려금'이라 적혀 있었고, 안에는 700만원이나 되는 돈이 들어있었다.
봉투를 건넨 주인공은 효자동에 거주하는 임양원(92) 씨. 과거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보탬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들의 노고를 보며 감동을 받았다며 코로나19 접종 대응에 대해서는 최고라고 극찬했다.
임씨는 "어르신들 예방접종을 위해 동 주민센터에서 한 손 한 손 잡고 조심스럽게 버스를 태워주고, 본인이 타고 온 버스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명패를 착용해주고, 접종 전후에 수시로 전화해 상태를 묻는 배려가, 나 스스로도 퇴직 공무원이지만 그동안 겪어본 것 중 최고의 행정서비스였다"며 "이렇게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공무원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도청에서 공직생활을 했던 임씨는 1990년 퇴직했다. 단벌신사로 알려질 만큼 근검절약했던 임씨는 그동안 연금을 한푼 두푼 모아 기부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는 이 기부금으로 코로나 방역 현장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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