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플빠' 빠져든 디자인…삼성 갤럭시 Z폴드3·Z플립3 돌풍

'폴더블 리더' 국내서만 100만대, 미국·중국서도 인기몰이로 130개국 출시 확대 예정
Z플립3, 파스텔톤 외장 하우징에 검정색 디스플레이로 차분한 투톤 매력
구미 KH바텍 외장힌지 기술력도 한몫…경쟁사 제품 속속 나오면 시장 확대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 삼성전자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3'와 '갤럭시 Z플립3'가 전시돼있다. 두 제품의 예약 판매량이 지난해 갤럭시Z폴드2의 10배인 8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판매 속도는 올해 초 갤럭시S21의 2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출시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선두주자로서 뛰어난 기술력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지만, 무엇보다도 전작 대비 뛰어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인기몰이의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2007년 6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된 지 14년. 여러 제조사 스마트폰의 사양과 기능이 모두 상향평준화했다 보니 차별점은 '다시 디자인'이다.

경쟁사 애플 아이폰이 '감성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던 것과 달리,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한때 MZ세대 사이에서 '어른폰'으로 인식될 만큼 디자인에서 뚜렷한 강점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새 바형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특히 폴더블폰 분야에서 뛰어난 디자인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흥행을 계기로 폴더블폰 시장 리더 입지를 공고히 할 모양새다.

삼성전자 Z폴드3.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Z폴드3. 삼성전자 뉴스룸

◆Z폴드3·Z플립3 국내 100만대 판매…외국서도 돌풍

2일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사전예약 이후 최근까지 국내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의 판매량이 100만대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일주일(17~23일) 간 진행한 Z폴드3과 Z플립3의 사전 예약 실적은 92만대로, 하루 평균 13만대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두 제품의 개통 첫날 실적이 약 27만대에 달했다. 개통 비중은 Z플립3가 70% 수준이었다.

주문량이 폭주했다보니 배송·물량확보 어려움도 예상된다. 일부 이동통신사는 사전예약 가입자들에게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알려야 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미국과 중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40개 국에서도 두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국은 오는 10월까지 130개로 늘릴 계획이다.

외국에서도 흥행이 예상된다. 미국에선 두 제품 사전예약 물량이 기존 갤럭시Z 시리즈의 올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인도에서도 지난달 24일 사전예약 첫날 예약 물량이 앞선 갤럭시 노트20의 2.7배 수준이었다.

아이폰을 제외하면 자국 업체 스마트폰 선호가 강하던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 1일 두 제품 사전예약 대기자가 90만명까지 치솟았다. 오는 9일까지 실시하는 삼성전자 사전예약 기간 물량을 합치면 예약 구매로만 100만 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공급량 확보에 힘 쏟을 방침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의뢰를 받아 기존 연간 1천700만대 수준이던 폴더블폰 생산능력을 연 2천500만대로 50%가량 늘리기로 했다.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부터 베트남 박닌공장의 증설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Z플립3.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Z플립3. 삼성전자 뉴스룸

◆디자인의 승리…구미기업 KH바텍 '힌지' 기술력도

이번 Z폴드3, Z플립3의 돌풍은 한동안 침체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자극을 주고 있다.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Z플립3는 많은 IT 리뷰어들과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기존 삼성 스마트폰 이용자는 물론이고, '디자인'을 이유로 아이폰을 고수하던 애플 골수 팬들까지 "Z플립3으로 기변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아이폰을 쓰다 Z플립3로 기변하거나, 이를 서브폰으로 구매한 사례도 많다.

화려함을 절제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상으로 젊은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게 특징이다. 전작 Z플립 경우 화장품 케이스 같은 디자인을 앞세워 여성 소비자를 겨냥했다. 그러나 알록달록 반짝이는 유광 외장재가 남성 소비자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다소 호불호가 있었다.

이번 Z플립3는 삼성전자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연상케 하는 차분한 파스텔 톤 하우징과, 외부 하단(펼쳤을 때 후면 상단) 디스플레이를 감싼 검정색 패널이 투톤 디자인으로 구성돼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모습을 보인다.

Z플립 라인업은 디자인 특성 상 배터리 용량이 작고, 비교적 약한 카메라 성능과 높은 발열로 인해 타 제품 대비 성능의 약점이 크다. 그럼에도 디자인 하나로 흥행과 호평을 불러모아 눈길을 끌고 있다.

디자인 못지 않게 제조기술 개선도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폰에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기기를 펼치거나 접을 수 있게 해 주는 '하이드어웨이 힌지(경첩)'를, 외부 이물질이 접힌 틈 사이로 들어가지 않게 해 주는 '스위퍼' 기술을 적용했다.

Z폴드3 경우 구미에 본사를 둔 KH바텍이 외부 힌지를 단독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장 힌지는 파인테크닉스가 만들었다. 접었을 때의 힌지 두께를 대폭 줄이고, 폰을 접고 펼때 힌지와 스마트폰 본체 사이의 나일론 소재 '스위퍼 강모'가 틈새 이물질을 끊임없이 쓸어내도록 했다.

디스플레이는 S펜이나 손톱으로 문질러도 흠집이 생기지 않게끔 강화 공정을 거친 초박형 광학필름(울트라씬글라스)을 적용했다.

이 밖에도 Z플립3 경우 제품을 열지 않고도 외부 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을 통해 '삼성 페이' 등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 삼성전자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3'와 '갤럭시 Z플립3'가 전시돼있다. 두 제품의 예약 판매량이 지난해 갤럭시Z폴드2의 10배인 8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판매 속도는 올해 초 갤럭시S21의 2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올해 스마트폰 시장 확장 원년…경쟁사 제품도 더 나와야

업계는 이번 Z폴더3, Z플립3를 시작으로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확장을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폴더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용 폴더블 패널 출하량을 1천38만8천 개로 예상했다. DSCC는 당초 지난 6월 해당 수치를 892만1천 개로 전망했는데, 두달 새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900만 대에 이를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가 목표하는 폴더블폰 대중화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3억대다. 지난 2017년 15억6천570만대 이어 2018년 15억520만 대, 2019년 14억7천910만 대로 저성장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폴더블폰이 올해 예상 판매량 1천만 대를 달성한다고 보면 전체 시장의 1% 미만에 그친다.

업계에선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속속 내놔야 폴더블폰 시장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Z폴드3, Z플립3이 아니라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져야만 시장 성장 동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현재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구글도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일각에선 애플 역시 폴더블 관련 특허를 잇따라 내는 점을 들어 '언젠가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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